컨텐츠 바로가기

06.05 (수)

[팝인터뷰③] 김소현 ”‘안나’로 인한 깨달음 나누고파…함께 눈물 흘려주기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배우 김소현/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지선 기자]김소현은 ‘안나 카레니나’의 솔직함을 닮았다. 여러 질문에도 신중하게 말을 고르며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갔다. 꾸밈없는 그의 답변은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무엇이 그토록 그를 ‘안나’에 빠지게 했을까.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제작)는 톨스토이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지난해 한국 초연에 이어 지난 17일 두 번째 막을 올렸다. 김소현은 안나 카레니나 역을 맡았다.

김소현은 올 초 마무리한 뮤지컬 ‘엘리자벳’ 이후에 ‘안나 카레니나’로 열일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여성의 입지가 약한 뮤지컬 분야에서 당당히 타이틀 롤을 맡아 탁월한 가창력과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자 “저는 항상 오디션을 간다. 여러 차례 여성 타이틀 롤의 공연에 참여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좋은 공연들이 많이 올라와서 너무 행복하다. 항상 새로운 역할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안나’는 시작 전에 망설였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큰 감사와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공연 개막 후 9일 중 7일을 공연하며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이라고 밝히며 “힘든 건 힘든데, 극장에서 공연처럼 드라이 리허설을 해왔기에 사실 쓰러졌어야 하는 스케줄에도 연습 중에 차곡차곡 쌓은 내공들로 즐기며 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헤럴드경제

배우 김소현/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미 다양한 매체와 예능을 통해 알려진 대로 뮤지컬 배우 손준호와 아들 주안이까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녀가 생각하는 ‘안나’는 어떤 캐릭터일까.

김소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안나에 대한 주도적 해석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안나가 사랑이 없는 결혼을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뮤지컬에서는 다소 생략되어 있어서 카레닌을 만났을때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안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사랑을 해보지 않은 캐릭터다. 브론스키와의 만남을 단순히 육체적인 사랑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한 인간이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느끼고, 행복이라는 걸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그게 너무 좋기 때문에 자유와 행복을 찾아가고 싶어서 남편과 자식을 떠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 수 없이 자신의 것을 찾아 떠났는데 브론스키가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다. 절실하게 행복과 자유를 찾아 갔는데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갈 데가 없고 남은 게 없기 때문에 죽음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사랑에 버림받아서가 아니다. 단순히 불륜을 저지른 나쁜 여자이기 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거나 인생에 대한 길을 찾고 싶어서 갔는데 그조차도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절망과 고통 속에서 삶을 포기한 인간의 서사를 다루고 있다. 한 사람의 아픔과 고통, 가족에 대한 자책감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안나 카레니나’의 극단적인 결말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소현은 “자살이라는 걸 대변하는 게 어려웠다. 이전 작품에서 단검에도 찔려 죽고, 장검에 세 번씩 베여도 봤는데 (웃음) 기차에 뛰어드는 과정까지를 무대에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극의 1부가 안나의 사랑이라면 2부는 안나의 죽음을 표현한다. 안나가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사그라드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어려운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자신이 직접 부딪히면서 깨닫고 연출의 조언으로 채워 넣었다고. 그는 “작품에 앞서 영화, 소설, 논문 등 다양한 것들을 참고만 했지, 실제 안나를 연기함에 있어서 제가 생각하고 분석해서 감정들을 이해하지 않고 누구를 따라하게 되면 온전히 표현할 수 없을까봐 겁났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헤럴드경제

배우 김소현/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끝나는 날까지 뭐 하나라도 더 표현하고 찾아가는 걸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관객 분들이 숨죽이고 보는 느낌을 받는다. 항상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나고, 더 잘하고 싶은 열정이 샘솟는다”고 야무진 목표를 뽐냈다.

또 "관객들이 '정말 의외로 잘 어울린다. 잘 표현했다. 안나가 불쌍했다. 안쓰러웠다'며 마지막에 같이 눈물을 흘려 주시는 게 가장 바라는 바 다. 그 만큼 이해를 해주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울어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굉장히 다른 마음 속에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는 걸 경험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그대로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불륜이잖아 어쩌라고'식의 단순한 것 말고 각자 삶과 인생에 대한 도덕적인 부분들이 다를테니 각자가 느껴지는 폭도 다를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실 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곱씹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선사하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매일 제가 공연한 걸 녹음하고 체크하면서 관객들에게 제 표정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고 드라마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공연을 반복 관람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첫 날 보셨던 분들이 시간이 지날 수록 달라졌다는 반응이 좋다. 어떻게 좋아졌는지 세세하게 피드백 해주셔서 그분들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편, 배우 김소현이 출연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오는 7월 14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