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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갔다던 헤비메탈 음악 작년 매출 성장세 무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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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음원유통사 튠코어 통계… 강렬하고 음울한 하드록 이미지

힙합과의 만남 통해 대중화… 유튜브 등 음악 소비패턴도 한몫

동아일보

미국 래퍼 테크나인이 신작 뮤직비디오에 헤비메탈 밴드를 연상케 하는 해골 가면을 쓰고 출연했다(왼쪽 사진). 레드 제플린풍 음악을 하는 하드록 밴드 ‘그레타 밴 플리트’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사진 출처 테크나인 페이스북·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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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이 음악 시장에서 기이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빌보드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장르는 헤비메탈로 나타났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세계 유수 디지털 음악 서비스에 2만5000여 아티스트의 음원을 유통하는 미국 튠코어사(社)의 통계다.

통계에 따르면 헤비메탈은 1년 새 무려 154%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제이팝(133%), R&B·솔(68%), 케이팝(58%), 월드뮤직(57%)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헤비메탈의 성장은 힙합의 인기와도 연관돼 있다. 엑스엑스엑스텐타시온, 트래비스 스콧 등 젊은 인기 래퍼들이 헤비메탈이나 하드록의 강렬하고 음울한 이미지를 가사나 패션에 차용하고 있다. 근래 미국 차트를 휩쓰는 이모 랩(emo rap)의 음울한 분위기가 이를 설명한다.

올 초에는 호주 래퍼 이기 어잴리어가 영국 메탈 밴드 ‘크레이들 오브 필스’의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다. 미국 래퍼 릴 우지 버트는 메탈리카의 로고를 변형한 글씨체를 선보였고, 트래비스 스콧은 잡지 화보 촬영에 메탈 밴드 ‘슬레이어’의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덴절 커리는 메탈 광팬임을 밝히고, 래퍼 테크나인은 신곡 가사에서 밴드 ‘슬립노트(슬립낫)’를 찬양했다.

헤비메탈과 힙합의 이색 만남은 패션이나 취향을 넘어 실제 협업으로도 이어진다. 노장 메탈 밴드 머틀리 크루는 신곡에 래퍼 머신건 켈리를 참여시켰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하드록 밴드 ‘그레타 밴 플리트’가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레드 제플린이 환생한 듯 폭발적인 하드록 사운드를 선보이는 멤버들은 1996년생, 1999년생이다.

헤비메탈의 영향은 아이돌 음악계에도 존재한다. 메탈 음악과 걸그룹 안무를 결합한 일본 팀 ‘베이비메탈’이 근년에 해외 평단에서 극찬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여성그룹 ‘드림캐쳐’가 꾸준히 팝 멜로디와 메탈을 결합한 음악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탄 헤비메탈이 반등세를 탄 데는 밀레니얼 세대의 음악 소비 패턴도 작용했다. 전 세계의 무수한 음악을 24시간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와 유튜브에 익숙한 젊은 음악 팬들이 계보나 장르를 가르기보다 느낌에 따라 편견 없이 다양한 장르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만난 유명 메탈 가수 ‘골(Gaahl·본명 크리스티안 에스페달)’은 “10, 20대 래퍼들이 하나같이 나 같은 블랙 메탈 음악가 선배들에게 받은 지대한 영향을 털어놓아 놀랍다”면서 “비타협 정신과 강렬한 이미지가 서로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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