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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첫방] 자꾸만 마주치는 한지민∙정해인…현실과 판타지의 묘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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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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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봄밤’ 첫 회 방송 화면.


배우 한지민과 정해인이 나오는데 어떻게 ‘현실 멜로’가 될 수 있을까. ‘현실적인 사랑’을 그린다는 MBC 새 수목드라마 ‘봄밤’에 대해 누구나 가질 법한 궁금증이다. 뚜껑을 연 결과 ‘봄밤’은 오랜 연인과 ‘현실 연애’를 하던 30대 여성 이정인(한지민 분)이 남들이 권하는 결혼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에 끌리는 이야기를 느린 속도로 담아내며 공감을 이끌었다.

지난 22일 처음 방송된 ‘ 봄밤’은 정인이 퇴근 후 친구 송영주(이상희 분)와 맥주를 들고 2차를 가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영주의 집에서 안주거리를 정리하던 정인은 남자친구 권기석(김준한 분)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첫 마디는 “아직도 거기야?”였다. 정인은 “(영주의 집으로) 2차를 왔다”고 말했고, 그와 세세하게 일정을 공유했다. 기석은 “우리도 2차 분위기인데, 내일 대학 동문과 농구 시합이 있다”며 전화를 끊었다. 멀리서 이를 듣고 있던 송영주는 “연인 통화가 뭐 그러냐. 연인이면 전화 끊을 때 ‘사랑해’ ‘나도’ 이런 말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정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처음부터 꽁냥꽁냥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술을 마신 정인은 다음 날 영주의 집에서 허둥지둥 일어났다. 숙취 해소를 위해 들른 약국에서 정인은 약사 유지호(정해인)를 만났다. 지호는 자연스럽게 정인에게 술 깨는 약을 따줬고, 정인은 약을 다 삼킨 후에야 지갑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중에 주겠다는 말에 지호는 “됐다. 그냥 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 뚜껑을 내가 깠나. 약사님이 뚜껑 깠다”며 유지호를 당황하게 했다. 유지호는 “전화번호를 주겠다”는 정인에게 반대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정인에게 택시비까지 건넸다.

정인은 도서관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자신이 유지호의 번호를 단번에 외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유지호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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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 드라마 ‘봄밤’ 첫회 방송 화면.


한편 기석은 오랜 연인인 정인에게 결혼 얘기를 꺼냈다. “하긴 해야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기석의 아버지 권영국(김창완 분)이 정인과의 관계에 반대했다. 권영국은 한 의원의 막내딸과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통보했다. 권영국은 고등학교 재단 이사장, 학교 교장은 정인의 아버지 이태학(송승환 분)으로 암묵적인 갑을관계였다. 권영국은 이태학에게 “딸내미 너무 놔두는 거 아니냐”며 정인의 결혼을 재촉했다. 정인과 기석의 관계에 대해서는 “오빠 동생 사이”라며 연인 관계를 부정했다.

정인의 언니이자 방송국 아나운서 이서인(임성언 분)은 부모 몰래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는 자리. “올해 안으로 기석과 결혼을 준비하라”는 이태학의 말에 정인은 “언니처럼 결혼을 떠밀려서 하고 싶지 않다.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내가 원할 때 내 선택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이태학이 서인에게 “결혼하기 싫은 거 아빠때문에 억지로 했느냐”고 묻자 서인은 “그렇다. 전적으로 원망하는 건 아니다. 일부분 내 잘못도 인정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후 집 밖으로 나온 정인은 이혼한다는 서인에게 그의 방송이미지를 걱정해줬다. 하지만 서인은 “그게 내 발목을 잡았다”며 “나중에 내 편만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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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봄밤’ 방송 화면.


정인은 계좌번호를 달라는 말에 묵묵 부답인 지호가 신경 쓰였다. 눈이 내리는 날, 직접 약국을 찾아가 돈을 갚았다. 왜 계좌번호를 안 줬냐고 묻자 지호는 “이렇게 한 번 더 보려고”라며 저녁을 먹자고 청했다. 정인은 거절하고 약국을 나왔지만, 이후 술을 마시러 간 친구 영주의 집에서 또 다시 지호와 마주쳤다. 영주의 윗집에 지호가 살고 있던 것. 지호는 정인에게 “눈 오는 날 약국 말고 다른 곳에서 보자”고 정식으로 데이트를 신청했다. 첫 데이트 날, 정인은 “나는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말했고, 지호는 “나는 아이가 있다”고 털어놨다. “유부남이냐”고 묻는 정인에게 지호는 고개를 저었다.

방송 말미에는 정인이 대학원 유학 도중 부모님 몰래 한국으로 돌아온 막내 동생 재인(주민경 분)을 데리고 기석의 농구 모임 장소에 방문했다. 재인은 코트에서 뛰는 기석을 발견하고 반가워했지만, 정인은 그곳에서 지호를 발견했다. 농구 시합을 하는 지호와 정인의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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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봄밤’ 방송 화면.


‘봄밤’은 어느 봄날, 서로에게 오롯이 이끌리는 로맨스를 담는 드라마다. 첫 방송에서는 각자의 사연이 있으면서도 서로에 대한 호감을 미루지 않고 고백하는 정인과 지호의 모습으로 설렘을 선사했다. 반면 연출은 일상 속의 두 사람을 천천히 그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배경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 소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느리지만 현실감 있는 전개와 달달한 배경음악이 대조를 이뤘다.

’봄밤’은 지난해 방송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과 김은 작가, 정해인이 재회한 작품이다.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전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남녀의 자연스러운 교감과 아름다운 BGM이 전작을 떠올리게 했다. 정해인, 주민경, 길해연, 김창완 등 전작에서 본 익숙한 배우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사연을 덧붙이며 ‘봄밤’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차별점은 한지민과 배우들의 표정 연기였다. 특히 한지민은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새로운 상대에게 이끌리는 캐릭터를 얄밉지도, 과하지도 않게 표현해 캐릭터의 공감대를 넓혔다. 결혼을 강요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감정 과잉 없이 조용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점도 새로웠다.

정해인의 연기도 돋보였다. 처음 본 사람에게 끌려 그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선을 긋고, 그러면서도 챙겨주는 인물의 심리를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무엇보다 첫회부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신선했다.

여기에 김준한은 결혼 얘기를 차 안에서 무심하게 꺼내고, 자신의 일 때문에 여자친구와의 저녁식사를 미루고 싶어하면서도 그를 위해주는 척하며 일에 빠진 연인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연기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산 결과 소중한 사람과 감정의 거리가 멀어진 그가 극에 어떤 갈등을 만들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권태에 빠져 삶을 돌아보는 여자 주인공, 아이가 있는 남자 주인공, 이혼을 앞둔 아나운서, 도망친 대학원생 등 각자의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이 현실감을 부여했다.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는 기대 속에서 시작됐지만, 점점 전개가 늘어졌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사건 전개는 느리지만 첫회부터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고백하며 ‘빠른 진도’를 보여준 ‘봄밤’이 현실의 묘미를 살리며 끝까지 공감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봄밤’ 3, 4회는 23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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