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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통한의 1점…리버풀 우승 꿈, 또 미완의 도전으로 남았지만 안필드는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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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위대한 시즌’에 뜨거운 박수

응원가 ‘결코 홀로 걷지 않으리’

종료 후에도 운동장 가득 울려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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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2년 연속 EPL 우승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가운데)과 선수들이 13일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18~2019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4-1로 승리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에 놓고 자축하고 있다. 브라이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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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원했던 밤은 분명 아니었다. 29년간 기다렸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단 승점 1점 때문에. 지난 27번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중에서 25번 우승할 수 있는 승점 97점을 쌓고도 트로피에 입맞춤하지 못했다. 단 1점 때문에. 38번의 경기에서 딱 한 번만 패했는데도, 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반 다이크)와 골든 글러브(알리송), 골든 부츠(살라흐와 마네)를 싹쓸이하는 슈퍼시즌을 보냈는데도 ‘폭풍의 끝에 있을 황금빛 하늘’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단 1점 때문에.

리버풀엔 너무 고통스럽고 잔인한 결과였다. “당신이 1등이라면, 당신은 1등이다. 2등이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던 리버풀의 전설적인 명감독 빌 샹클리의 말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러나 울버햄프턴과 시즌 최종전을 치른 13일의 안필드 분위기는 눈물과 비통, 절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2-0 승리는 충분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브라이턴을 4-1로 대파하면서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꿈은 또다시 미완의 도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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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우리가 꿈을 꿀 수 있게 해줘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1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한 뒤 무함마드 살라흐와 얘기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리버풀을 응원하는 꼬마팬이 리버풀에 전하는 감사 문구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리버풀 | 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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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리버풀이 얼마나 위대한 시즌을 보냈는지는 클롭도, 선수들도, 관중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관중석에선 박수와 응원가가 끊이지 않고 울려퍼졌다. 클롭은 일일이 선수, 스태프와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한 리버풀 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리버풀의 마음을 압축했다. “우리는 우승을 못한 거지 축구를 못한 게 아니다. 나는 정말 자랑스럽다.”

1월4일 맨시티 원정에서 1-2로 진 게 뼈아팠다. 이겼을 경우 맨시티와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리며 쉽게 우승할 수도 있었지만 패하면서 4점차로 쫓겼고 결국 역전의 빌미가 됐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인 100점 고지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던 맨시티는 막판 14연승을 달리며 승점 98점을 획득, 2연패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맨시티와 역대급 우승 경쟁을 벌이는 동안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폭풍을 헤쳐나갔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믿음과 열정, 뜨거운 가슴은 리버풀 팬들이 자랑스러워하기에 충분했다. 관중석의 한 꼬마가 들어올린 작은 응원판에는 이런 글이 써 있었다. “고마워요. 우리가 꿈을 꿀 수 있게 해줘서.”

아마 소년의 꿈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클롭이 말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려면 완벽에 가까워져야 한다.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리버풀 응원가 ‘결코 홀로 걷지 않으리(You’ll Never Walk Alone)’가 안필드에 끊임없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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