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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막장과 명작의 사이, 과도한 설정이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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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Daily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드라마가 막장인가? 현실이 막장인가? 정작 뉴스를 보고 있으면 그 어떤 막장드라마도 따라갈 수 없는 현실의 벽을 확인하게 된다. 하기는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을 드라마로 그대로 옮기려 하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막장이 될 것이다. 19금 정도가 아니라 관계자 구속이다.

그런 점에서 어지간히 꼬이고 비틀린 정도로는 막장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의붓아버지에 의한 상습적인 성폭행이야 이제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너무나 흔한 뉴스일 것이다. 결국 쌓이고 쌓인 피해자의 억울함이 울분이 되어 또다른 사건을 불러일으키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라 할 것이다. 돈이 없으니 도둑질도 하고, 너무 가난해서 몸도 팔고,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사람은 살아간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해서 미혼모가 되고 그 아이를 아버지의 아들로 기른다는 설정 또한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듯하기도 하다. 그렇다. 현실은 그렇게 꼬일대로 꼬이고 비틀릴대로 비틀려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 쯤 냉소적이 되기도 하고 비관적이 되기도 한다.

문제라면 과연 그런 것들이 얼마나 개연성을 가지고 적합하게 쓰이는가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방치된 어머니의 시신과 그 옆에 마치 시체와도 같이 넋놓고 앉아 있던 딸, 그리고 그 딸이 겪어야 했던 과거의 불행한 사건들. 그 처참했던 기억이 다시 그녀를 찾고 그것은 새로운 비극을 잉태하는 원인이 된다. 여자는 살인자가 되고 남자는 그 공범이 되어 여자를 구하고자 그토록 거부하던 호스트 일을 받아들인다. 여자는 대학생이 되고 남자는 사실을 숨긴 채 호스트가 되어 같이 일상을 살아간다.

좋다. 흥미롭다.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흥미롭다. 그런데 너무 나갔다. 아이까지 낳았다. 제법 자라있다. 아이의 출생신고는 어떻게 했을까? 결혼이야 어차피 형편이 그러하니 동거만 한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출생신고는 되어 있어야 나중에 학교에도 보내고 할 것 아닌가 말이다. 백창학(이덕화 분)의 동생 백지미(차화연 분)가 암시한 그대로 생모인 주다해(수애 분)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어머니로 아이는 출생신고가 되어 있는 것인가. 그렇다기에는 아이를 대하는 주다해의 모습이나 하류(권상우 분)와의 관계가 어색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감춘 채 그래도 일류기업에 입사지원을 하기에는 나중에라도 밝혀질 경우의 후폭풍이 두렵다. 그리고 감추기도 어렵고 사실을 알게 되기란 더 쉽다. 그런데도 주다해는 미혼을 사칭하고 마침내 아무일 없었다는 듯 새 남자를 찾아 떠나간다. 아무리 그래도 대기업의 후계자인데 결혼을 하려고 해도 그런 정도도 사전에 조사하지 않고 결혼을 시킬까?

행정체계가 미비했던 수십년 전이라면 모르겠다. 그때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들도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고도로 정비된 현대의 행정체계 아래에서 주다해에게 과연 자신의 모든 과거를 완벽하게 지워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던가? 아직 그녀는 가난하고 아무런 힘도 없다. 그녀의 힘은 분명 다른 누군가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그 모든 과거를 알고서도 그 누군가는 그녀의 과거를 덮을 수 있는 힘을 빌려줄까? 차라리 아이라도 없었다면. 아이의 존재는 그렇게 크다. 아이의 존재마저 지우려 할 때 드라마는 자칫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흘러버릴 수 있다. 첫장면에서 주다해와 재회한 하류의 곁에도 딸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비슷한 종류의 다른 이야기에서는 여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것으로 그 함정을 피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기억을 잃거나 할 것 같지도 않다.

굳이 백도훈(유노윤호 분)의 출생에 대해서까지 비틀어서 설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사실상 백도경이 백도훈을 낳아준 어머니다. 그런데 시놉시스를 보면 백도경과 하류 사이에도 어떤 드라마가 만들어지려는 듯 보인다. 어머니는 아들의 연적을 사랑하고, 아들은 어머니의 연적을 사랑한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들의 연적이며 아들의 사랑이 어머니의 연적이다. 역시나 자극적이다. 그러나 결국 그것을 어떻게 개연성있게 설득력을 가지고 묘사해나가는가 하는 것일 게다. 김성령의 연기는 확신하지만 유노윤호는 그런 점에서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삐끗하면 말 그대로 자극적인 설정에만 의존하는 '막장'이 되어 버린다. 위험하다.

진부하다. 살인을 저지르는 여자와 창세기 이후 항상 죄를 짓는 것은 여자의 몫이었다. 그 죄를 감춰주는 남자, 그리고 그를 위해 스스로 진흙탕을 구르는 남자와 어느새 날개를 얻어 비상하려는 여자, 어느날 여자가 목격한 남자의 추하고 비루한 모습은 여자가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동기가 되어준다. 하필 주다해가 그때 그곳에서 하류의 그런 모습과 마주치게 된 이유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만들어가던 거짓된 보금자리는 깨어지고 만다. 여자는 자신을, 남자는 여자를 속이며 만들어진 보금자리였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살인의 죄를 공유하는 두 사람의 갈등이 너무 소홀하게 지나간 것이 많이 아쉽기도 하다. 죄를 공유하는 공범치고 그들의 일상은 너무나 평온하다. 오로지 주다해 자신만이 그 죄를 깨닫고 괴로워한다. 결국 그녀가 죄를 짓게 되는 이유인 것일까?

뜬금없는 재벌 2세와 그 재벌 2세와의 우연한 만남과 다시 재벌 2세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신분에서 차이가 나는 여주인공과의 관계,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 작위적이다. 설정이 넘친다. 하필 여주인공이 동거 정도가 아닌 제법 자란 아이까지 둔 엄마로 설정된 부분도 그렇다. 단지 자극적인 설정에만 의존하는 '막장'이 되거나, 아니면 인간의 부조리를 치열하게 파헤친 '명작'이 되거나. 아직까지는 불안요인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자극적인 만큼 흥미는 끌 수 있으리라. 수애의 연기도 탄탄하다.

궁금하다. 가진 것 없고, 더구나 주다해와는 달리 배운 것도 없는 하류라고 하는 남자가 어떻게 청와대의 안주인이 된 그녀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위치에까지 이르게 되는지. 여자의 힘일까? 사실 이쪽이 더 흥미롭다. 주다해의 신분상승은 이미 확신처럼 결론내려져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하류다.

권상우의 짐이 무겁다. 여기에서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결정난다. 권상우가 설득력을 얻어야 드라마도 설득력을 얻는다. 주다해만 나쁜 여자로 끝나서는 안된다. 주다해의 드라마와 권상우의 드라마가 첫장면에서처럼 만났을 때 드라마는 완성된다. 어떤 드라마로 만들어지려는가. 어렵다. 아직은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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