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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인터뷰②]제시카 "응원보다 냉정한 시선 多…결과로 보여주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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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팔방미인' 제시카가 자신의 브랜드 '블랑앤에클레어'에 대해 "또 다른 나"라고 말했다. 제공|코리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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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하지만 세상만사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지금의 모습까지 브랜드를 키워내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위기와 기회,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던 블랑앤에클레어와의 지난 5년을 떠올리는 제시카의 눈빛엔 짧은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먼저 위기를 말해보자면... 위기라기보다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경험이 없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것만 믿고 시작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쟤가 잘 할 수 있겠어?’ ’저러다 말겠지 몇 년 가겠어?’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되게 책임감이 더 생긴 것도 있어요. 솔직히 원래는 부담감이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했다. 첫 걸음마에 나선 아기들이 수도 없이 넘어지듯. 제시카의 블랑앤에클레어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선글라스로 시작했어요. 선글라스 케이스까지 다 디자인해서 나와야 론칭하게 되는데, 한번은 (디자인이) 잘못 나온 거죠. 그런데 그게, 생산업체만의 잘못이 아니었고 우리 쪽에서도 뭔가 실수를 해서 그렇게 된 거였는데 제가 알 수 없던 실수였던 거였어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는데,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던가,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하자는 등 순간순간의 판단력이 생기더라고요. 처음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거기서 배운 것들도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브랜드 론칭 후 기뻤던 순간도 떠올렸다.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기프팅은 안 하거든요. 그런데 누군가 입고 그게 이슈가 왰을 때 너무 신기하고 뿌듯하더라고요. 한번은 헤일리 볼드윈이 우리 뉴욕 매장에 와서 선글라스를 직접 사갖고 갔는데, 파파라치에게도 사진이 엄청 많이 찍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어요. 우리도 몰랐던 일이었죠. 매장 직원이 ’저 사람 헤일리 볼드윈 같은데?’ 라고 했는데 진짜 그녀였더라고요. 그런 데서 오는 기쁨이랄까요? 너무 뿌듯하고, 신나는 경험이였어요. 어쨌든 그들이 (브랜드로서) 인정해주는 거니까. 너무 기뻤죠."

제시카가 어린 시절 엄마와 즐겨 찾던 미국의 백화점에 입점하게 된 날도 잊지 못할 순간이다. "미국에 제가 어려서부터 갔던 백화점이 있어요. 어릴 때부터 놀이터보다 더 좋아했던 곳이예요. 애들 신발보다 어른 신발이 좋은 어린 시절 저의 놀이터이자, 제가 꿈을 키웠던 곳인데 거기 우리 물건이 입점하게 됐죠. 그 때도 정말, 소리를 질렀어요. 너무 신기해서요.(웃음)"

블랑앤에클레어는 어쩌면, 꿈 많던 어린 소녀 제시카와 함께 성장해 이제 비로소 꽃을 피운, 제시카의 운명의 단짝인지도 모르겠다. 블랑앤에클레어는 제시카에게 한편으론 ’또 다른 나’다.

"그런 말씀을 많이들 해주시더라고요. 뉴욕에 가면 블랑앤에클레어 플래그쉽 스토러가 있는데, 친한 동료들이 말하길 ’여기 오면 온통 제시카’라고 하세요. 매장에 걸려있는 사진이 제시카라는 얘기가 아니라, ’네가 이걸 입는 것, 이걸 하는 게 보인다’고요. ’여긴 정말 너의 느낌이다’라는 말을 해주시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시카의 지금이 오랜 꿈의 실현이지만 어떤 의미에서 입지전적인 이유는, 원톱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내려놓고 진짜 자신을, 자신이 좋아하는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도전하고,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뭐든 한 번 시작하는 게 어렵지, 하면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저는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는 성격이예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뭘 해도, 먼저 했던 것 같아요. 뭔가 먼저 시도하고, 많이 혼나던 욕 먹던 꽈당 하고 다치던, 어쨌든 그렇게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생각했을 때 틀린 것이 아니기에. 그러면서 배우는 거죠. 배우고 크고 성장하고 그런 게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드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결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는 게 지금 제시카의 솔직한 심경이기도 하다.

"처음엔 취미가 되기도 전에, 오래오래 내가 좋아하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시작한 거였는데, 시작할 때 이슈가 너무 많이 됐던 거죠. 걸그룹 멤버가 사업 하는 것도 사실 처음이었고, 새로 시작하던 단계 거친 많은 일들이 사실, 다 처음이었던 거죠. 그렇다 보니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고, 응원보다는 ’얼마나 잘 되나 보자’는 게 더 많았기 때문에 지금이 결코 더 쉽고 편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얼마나 잘 하나 보자’는 시선에 응답할 수 있는 건, 정말 잘 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그는 "오히려 더 잘 하고 싶었다. 벌써 5년 지났고, 이렇게 잘 하고 있다는 걸, 말로 하지 않고 결과물로, 브랜드가 성장하는 걸로 보여지는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가수가 된 것 부터 패션 사업까지 ’하고싶은 건 다 하며 사는 사람 같다’고 하자 제시카는 쿨하게도 결코 부정하진 않았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자’ 주의자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맞아요. 어릴 때부터, 인생의 목표가, 유치할 수 있지만, 저는 늘 ’팔로우 유어 드림즈(follow your dreams)’였어요. 꿈을 찾아가라. 그리고 저는 약간, 저질러놓고 후회하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무언가 꿈을 꾸고 있던지 혹은 목표가 있던지 하면, 사람은 그렇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직진으로 가든 돌아가던 간에 어쨌든 그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저는 항상 그걸 저 스스로에게 얘기해왔죠. 내 마음은 어디에? 라는 것을요. 내가 뭘 하고 싶고, 뭘 하는 가장 기쁠까. 그걸 생각하며 왔고, 지금까지 하나하나 이루며 왔다고 할 수 있죠. 언젠가 더 높은 위치에 가게 된다면, 후배들도 도와주고 같이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걸그룹으로 활동하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선배 가수로서, 지금은 누군가 자신과 같은 루트를 선망하는 이가 있다면 길라잡이가 되고 싶은 꿈도 꾸고 있다. 제시카는 "점점 더 신중하게 되는 건, 누군가 나의 이런 행보를 보며 배울테니까"라며 "절대 떳떳하지 않은 일은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 계속)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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