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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어떤 그림이든 다 좋죠” 장정석 감독이 ‘4번 박병호’ 꺼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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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고척 전영민 기자]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박병호의 타순은 몇 번일까.

올 시즌 KBO리그에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강한 2번 타자’ 이론이 시범경기를 달궜다. 삼성 시절 박한이를 2번 타순에 두고 왕조를 구축했던 류중일 LG 감독, 2017시즌 ‘2번 김주찬’ 카드로 우승을 차지했던 김기태 KIA 감독까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화두에 불을 붙였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4번 타자 박병호를 두 번째 타순에 배치했다. 장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에 다양한 분석까지 나왔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작전수행에 치중하던 기존 2번과 달리 최신 트렌드는 ‘장타와 출루’에 초점을 둔다. 이미 여러 방면에서 검증된 박병호는 2번 타순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다만 미세한 변화에 예민한 선수일 경우 루틴이 깨질 수 있다. 더욱이 박병호라는 존재가 키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만약 박병호의 적응 기간이 길어진다면 괜한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었다.

정작 박병호도 낯선 변화였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마지막 연습경기가 2번 타순 데뷔전이었다. 순서가 뒤바뀐 라인업 카드를 보고 박병호와 서건창도 웃어보였을 정도다. 새로운 도전에 적응이 필요할 법도 한데 박병호는 장 감독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연습경기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12일 고척 LG전에서도 대형 아치를 그려냈고, 세 차례나 출루에 성공했다.

일주일 동안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한 장 감독은 마지막 두 경기에서 ‘4번 박병호’ 카드를 꺼낸다. 이미 시즌 구상은 어느 정도 마쳤다. 타순과 중요 보직은 시범경기를 전부 끝내고 마지막 전체 회의를 거쳐 정할 예정이다. 2번 카드를 실패라 판단하고 박병호를 원위치로 돌린 건 아니다. “그냥 4번에서 치는 모습도 한 번 보려는 의도”라며 “사실 어떤 그림이든 다 좋다”고 박병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어느 타순에서든 제몫을 다할 선수다. 통산 타율은 0.345, 출루율도 0.457에 달한다. 거포로서 장타 능력(장타율 0.718)만 부각됐을 뿐이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접한 박병호는 다시 네 번째 타자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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