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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맞아서 어금니 없어"..신동욱 가족들, 조부 소송에 두번 운 사연(종합)[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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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소영 기자] 연예계 전무후무한 ‘효도 사기’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신동욱.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를 향한 동정과 응원이 더욱 쏟아지고 있다.

18일 방송된 KBS 2TV ‘제보자들’에서는 지난 1월에 불거졌던 신동욱과 할아버지의 소송 논란을 다뤘다. 96세 신동욱의 할아버지 신호균 씨는 연예인 손자인 신동욱에게 효도를 전제로 집과 땅을 물려줬으나 지난해 7월 퇴거 통보를 받았다며 소유권이전등기말소소송을 제기했던 바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 이후 신동욱의 할아버지는 “ 나는 1924년생이며 만 94세의 고령으로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고 판단력도 떨어졌다. 그런데 신동욱이 밤샘 촬영 등 바쁜 방송 일정으로 나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손자가 나한테서 빌라와 토지를 받은 후에 의도적으로 연락을 피하는 것으로 큰 오해를 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제 탓이다. 흐려진 기억력과 판단력 때문에 상황을 오해하고 손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손자의 나에 대한 태도에 나쁜 부분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나의 일방적인 주장과 오해로 손자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줘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한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할아버지가 아내, 아들, 손자 3대에 걸쳐 가정폭력, 폭언, 살인 협박은 물론 끊임없는 소송을 진행하며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는 숨기고 싶은 가정사까지 드러난 후에야 신동욱은 비로소 ‘효도 사기’ 의심에서 벗어났다. 배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선한 인상으로 호감도 높았던 그이기에 오해는 금방 풀렸다.

그런데 ‘제보자들’이 뒤늦게 긁어부스럼 방송을 내보내며 다시 한번 신동욱의 가족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물론 신동욱과 신호균 씨 양쪽의 입장을 고루 다뤘지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논란을 다시 한번 끄집어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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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송 이후 신동욱을 향한 동정 여론은 더욱 커졌다. 방송에서 신호균 씨는 오후 6시만 넘으면 철창문을 걸어잠그며 누군가 자신의 돈을 노리고 침입할까 두려워했다. 거동조차 쉽지 않아 요양보호사의 집중 케어를 받을 정도였지만 심지어 침대 옆에 칼을 두고 잘 정도로 불안한 심리를 보였다.

소송이 진행되던 때에는 손자인 신동욱을 향해 “가족이면 이렇게 못하고 동물이니까 하는 거다. 한 가족이면 아픈 할아버지를 내쫓을 수 있냐. 방송 나가게 되면 못된 놈으로 몰아서 얼굴을 못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자식들에게 땅을 균등하게 배분하려고 했는데 백지에다가 서명해주니까 자기네들끼리 15000평을 준다고 썼더라. 도장도 위조해서 찍은 거다. 도둑질한 거지. 배반도 이런 배반이 어디 있냐”고 분노하기도.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증여 절차를 진행한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할아버지 거동이 불편하셔서 저희가 동사무소로 모시고 가서 인감증명서 발급받는 걸 도와드리고 위임장에 도장 찍고 확인서면 받고도 ‘동의해주시는 거 맞죠?’라고 여쭤봤다. 전부 다 넘기는 거 맞다고 하셨다. 효도를 조건으로 한다는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증여 절차는 법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신동욱의 말은 진실이었다.

여전히 신호균 씨와 셋째 아들은 재산과 관련해 소송 중이다. 하지만 소송보다 더 큰 문제는 가족들간 쌓인 앙금이었다. 신호균 씨는 25년 전 이혼한 아내가 6남매를 본인 편으로 만들어 자신과의 사이를 멀게 했다며 여전히 분노했다. 조상과 제사를 중시하는 그에게 기독교를 믿는 가족들은 탐탁치 않았던 것.

장남인 신동욱의 아버지는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 맞아서 어금니 4개가 없다. 우린 아버지 소리만 들리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 거린다. 내 나이 66살이다. 다시 그 생활을 하라고 하면 지옥이다. 본인만 바라보고 살길 바라는데 그걸 어떻게 감당하냐. 막내는 어머니 모시고 산다고 해서 총 들고 일터까지 가서 난리치신 분이다”고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신동욱은 억지로 받았던 할아버지의 재산을 다시 되돌려주는 조건으로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신호균 씨는 “나는 배우가 시간이 많은 줄 알았는데 바빠서 못 왔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하게 됐다. 나이 많아서 생각하는 게 짧다. 손자가 나보다 낫고 할아버지가 못돼서 미안하다”면서도 “가족들이 다 모이는 게 소원이다. 아내를 잘못 만났다”고 말했다.

신동욱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지금 가족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크다. 할아버지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때문에 일이 커진 거라 받은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아버지도 “동욱이가 아닌 절 잡으려고 그물망 친 것 같다. 거짓말로는 화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가슴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데 그게 가능하겠나”라고 덧붙였다.

늦게나마 손자의 진심을 깨달은 할아버지이고, 신동욱을 향한 대중의 오해 역시 풀렸다. 그러나 적나라하게 가정사를 다룬 방송을 보며 많은 이들이 씁쓸해했을 터. 아무쪼록 신동욱과 가족들이 아픔을 털고 상처를 치유하길 바랄 뿐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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