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인터뷰①] 염정아 “비뚤어진 모성애라도, 엄마니까 그것 만큼은 공감됐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SKY캐슬’ 종영 후 만난 배우 염정아는 행복의 정점에 서 있는 듯 했다. 제공|아티스트컴퍼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얼마 전 화보 찍으러 발리 갔는데 공항에 10대들이 몰려와 ‘스카이 캐슬’ ’곽미향‘ 그러더라고요. 이런 환대는 처음이었어요. 요즘엔 절 몰랐던 10대 20대 팬들이 생겼어요. 종방연 할 때도 편지 주러 온 친구가 있더라고요. 대학생이라고 하길래 ‘공부해야 되지 않냐’ 했어요.(웃음)”

‘SKY캐슬’ 종영 후 만난 배우 염정아(47)는 행복의 정점에 서 있는 듯 했다. “지난 한해 너무 행복했다”는 그는 40대 여배우로 또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영화 ‘완벽한 타인’ ‘뺑반’ ‘미성년’ 내리 세 작품을 하는 기회도 만났는데, 드라마 ‘SKY캐슬’로 뜨거운 사랑까지 받았으니 연신 “꿈만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염정아는 “처음 경험해보는 큰 사랑이다. 참 행복하다”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스타투데이

염정아는 욕망에 사로잡힌 두 딸의 엄마 ‘한서진’을 완벽하게 연기,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만들었다. 제공|아티스트컴퍼니


‘SKY캐슬’에서 염정아는 조현탁 감독이 “예술적 동반자”라고 표현했을 만큼 중심축을 이끈 인물이었다. 겉보기엔 완벽해보이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두 딸의 엄마 ‘한서진’을 연기했다. 날 선 눈빛부터 얼굴 근육의 미세한 떨림, 거친 호흡 등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보는 내내 긴장감을 선사했다. ‘핏줄까지 연기한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만들어냈다.

염정아는 “선악을 넘나드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더 재밌었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처럼 대본을 손에서 떼지 못한 적이 없었다”며 “후반부에 들어서는 예서를 부르며 잠꼬대를 하고 꿈 속에서도 대본을 외웠다”고 전쟁처럼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봤다.

“한서진을 연기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할까, 이건 사랑이 아닌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도 엄마니까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죠. 비록 비뚤어진 모성애라 할지라도 내 자식 위주로 생각하는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으니까요.”

딸 강예서(김혜윤 분)를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킬 수만 있다면, 광화문 한가운데서 조리돌림 당해도 상관없다는 엄마였다. 그는 이 대사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고 짚었다.

스타투데이

염정아는 화제가 된 “아갈머리” 대사를 받고,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제공|아티스트컴퍼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혜나(김보라 분)가 숨겨진 남편의 혼외자식이란 사실을 알고, 소리 없이 절규하던 ‘음소거 오열 장면’을 꼽았다. 조현탁 감독과 함께 만들어간 장면인데, 누구와도 속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던 ‘한서진’이 결국 혼자만의 비밀로 끌어안고 억누르는 분노와 아픔이었다.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을 얘기해줘서 뿌듯했다”고 한다.

조현탁 감독은 대본을 염정아에게 가장 먼저 건넸다. 염정아는 “안 할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마녀보감’이란 드라마를 하면서 언젠가 또 한번 감독님이랑 작품을 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작가님이 ‘한 가정이라도 살려보자’는 취지로 이 드라마를 쓴 걸로 아는데, 배우로서도 너무 공감했죠. 드라마에 나오는 여러 인간상, 인물들, 사람 관계에서 부딪히는 것들... 보여지는 모습과 그 안의 모습들. 관계와 관계에 일어나는 다른 모습들이 재미있게 보였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만들어내면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염정아의 찰진 대사와 귀에 쏙쏙 박히는 명확한 딕션은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서진’이 입시 코디 김주영을 부르는 호칭 ‘쓰앵님’(선생님)과 곽미향(한서진의 본명)이 내뱉은 ‘아갈머리’는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처음엔 ‘쓰앵님’이 요새 유행어인가, 했어요. 내가 한 말인지 몰랐거든요. 말을 빨리 해서 그렇게 들린 것 같아요.(웃음) ‘아갈머리’는 처음 대본 받고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걸 입 밖으로 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죠.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지만요. 찾아보니 실제 사전에 있는 말이더라고요.”(인터뷰②에서 계속)

happ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