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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골목식당’ 회기동 편, 청파동과 무엇이 다른가 [MK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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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청파동 고로케집과 피자집 논란 이후 쇄신을 약속한 ‘골목식당’ 제작진이 선택한 곳은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이었다. 변화를 약속했지만 진정성이 의심되는 행보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회기동 편의 첫 선을 보였다. 앞서 청파동 고로케집과 피자집의 태도 문제와 금수저 논란으로 전 국민적 비판을 받은 터라 새로 등장한 가게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과 ‘골목식당’ 팀이 찾은 곳은 회기동에 위치한 피자집과 닭요리집, 고기집이다. 세 가게의 사장들은 강한 개선 의지와 열정을 선보였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화난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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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회기동 편이 첫 선을 보였다. 사진=SBS `골목식당` 포스터


하지만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 컵밥집 사장은 백종원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또 다른 논란을 의심케 했다. 예능프로그램이기에 흥미요소로 삽입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한 바탕 논란을 치른 직후 또 다시 비슷한 편집을 한 것은 의아할 따름이다.

특히 해당 컵밥집은 분점을 낸 이력이 있다. 이는 한때라도 장사가 잘됐음을 시사한다. 정말 솔루션이 필요한 가게인지 의문이다.

아울러 방송 촬영지로 선정된 곳이 서울 회기동인 부분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논란거리다. 앞서 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다던 제작진이 어째서 서울과 경기도 소재의 식당들만 방문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회기동은 상권이 어느 정도 발달한 지역이다.

국세청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약 568만 명의 창업자 중 폐업률은 72.2%에 이른다. 특히 전라남도 광주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가장 높은 개인사업자 폐업률을 기록했다.

‘골목식당’ 제작진이 정말로 골목상권 사수를 걱정한다면 서울 번화가 중 하나인 회기동이 아닌 광주광역시를 먼저 방문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또한 ‘골목식당’을 통해 사장들에게 솔루션을 내주는 백종원의 발언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백종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나라는 인구당 식당 수가 너무 많다”면서 “시장원리에 따라 도태될 수밖에 없는 분들은 도태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종원의 주장대로라면 자신이 골목식당들을 방문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순간 누군가는 시장원리에 따라 폐업하게 된다. 실제 개선여부와 관계없이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순간 대단히 큰 홍보효과를 누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른 가게 사장들이 ‘골목식당’을 시청하며 솔루션을 따라 해도 같은 효과를 보기 힘든 이유다. 최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지적했었다. 주변의 다른 가게들에 어떤 방식으로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인지 명확한 방법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또한 ‘골목식당’ 제작진은 여전히 상권을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매체들을 통해 “섭외가 어렵다”는 설명만 했을 뿐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근본적인 변화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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