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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 8강 진출… 이용이 올리고 진수가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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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동점골 내주며 어려운 승부

연장 전반 이용의 크로스, 김진수가 머리로 꽂아넣어… 120분 혈투 끝에 바레인에 승리

자칫하면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물거품이 될 뻔했다. 한국이 천신만고 끝에 바레인 벽을 넘고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벼랑 끝에서 한국 축구를 끌어 올린 건 측면 수비수 김진수였다. 김진수는 1―1이던 연장 전반 추가 시간 2분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반대편에서 이용이 길게 크로스해준 공을 왼쪽에서 다이빙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13년 A매치에 처음 출전한 이후 37번째 경기에서 터뜨린 데뷔 골이 한국을 8강으로 이끈 결승골이 됐다. 2014·2018 월드컵 모두 대회 직전 다쳐 출전이 불발됐던 김진수는 바레인전 득점으로 오랜만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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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결승골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왼쪽 풀백 김진수(오른쪽에서 둘째)가 22일 바레인과 벌인 2019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17분 극적으로 헤딩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을 향해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의 8강행을 이끈 결승골이었다. /허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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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2일 UAE 아시안컵 16강전에서 김진수의 결승 연장 헤딩 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 1996년 대회부터 7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승까지는 세 경기 남았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 중 경기력이 가장 좋았던 중국전 포메이션을 바레인전에 그대로 들고 나왔다. 손흥민을 다시 한 번 최전방 황의조 바로 밑에 세워 플레이메이커와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했다. 에이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는 변칙 전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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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이 형을 위한 세리머니 - 김진수의 결승골이 터진 뒤 손흥민(왼쪽)과 지동원(오른쪽)이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기성용의 16번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FIFA 랭킹 113위로 한국 보다 60계단 떨어지는 바레인을 상대로도 로테이션 없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빠르게 승부를 봐 체력을 아끼고 8강전을 준비하겠다는 의도였다.

초반에 기세를 잡겠다는 계획과 달리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부터 볼 경합에서 바레인에 밀리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바레인은 선수들을 뒤로 물려 수비적으로 나섰으나 역습 때는 여러 선수가 한꺼번에 달려가며 득점 의지를 내비쳤다. 공중볼을 따내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도 과감하게 슛을 때렸다.

한국은 전반 43분 단 한 방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왼쪽에 있던 손흥민이 우측으로 공을 내줬고 이용이 크로스한 공이 골키퍼 맞고 흘러나왔다. 뛰어들던 황희찬이 패스하듯 정확히 밀어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이렇다할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서 기세가 바레인쪽으로 넘어갔다. 바레인은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한국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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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2분 결국 한국은 동점골을 내줬다. 왼쪽을 파고들던 상대 공격수가 슈팅한 것이 침투하던 동료에게 전달됐고, 골대 안으로 향하는 공을 홍철이 걷어냈으나 모하메드 알 로마이히에게 다시 슈팅을 내줘 실점했다. 이후 한국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득점에 실패해 연장으로 흘렀다. 벤투 감독이 연장 전반 5분 홍철을 빼고 그 자리에 김진수를 투입한 게 결국 신의 한수가 됐다.

이기긴 했으나 한국은 찝찝하게 아부다비로 돌아가게 됐다. 연장전까지 치러 불필요하게 체력을 소모했고, 무실점으로 구멍이 없어 보였던 수비 라인에 약점을 노출했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이라크전 승자와 8강전을 벌인다.

[두바이=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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