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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리뷰S]'극한직업', 웃기냐고요?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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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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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제작 어바웃필름)은 설을 앞두고 만나는 맛깔나는 코미디다. 마약범 잡겠다고 형사들이 개업한 치킨집이 갑자기 대박집이 되며 벌어지는 소동을 주축으로 웃음과 액션이 솜씨 좋게 버무려졌다.

'좀비'라 불리는 만년반장, 고반장(류승룡)의 마포서 마약반은 실적 바닥의 찬밥 신세. 고반장은 승진에서 번번이 밀리는 것으로 모자라 아예 팀 해체 위기에 내몰리고, 절박한 심정으로 후배가 슬쩍 찔러준 거물 마약사범을 잡으러 나선다. 끝 모를 잠복에 들어간 5인의 마약반은 급기야 24시간 감시를 위해 타깃들의 아지트 코앞에 망해가던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까지 나선다.

다급하게 찾은 요리 담당은 마약반 문제아 마형사(진선규). 그런데, 이것은 치킨인가 갈비인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왕갈비치킨이 일약 대박이 나고 마약반은 문전성시 치킨장사에 수사력을 집중하는데…, 이것은 잠복인가 전업인가. 일단 최선을 다하고 보던 마약반 5인방이 형사인지 자영업자인지 정체성 혼란을 느낄 때 즈음, 슬슬 사건에 발동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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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은 짠내나는 마약반 독수리 5형제(이들은 원래 남매다.)들이 벌이는 허허실실 코미디다. 수사든 장사든 일단 목숨을 걸고 보는 우직한 형사들의 애환을 자영업자 소상공인과 한데 묶은 건 폭발력이 큰 공감 포인트.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으로 리드미컬한 말맛 코미디의 재능을 입증했던 이병헌 감독은 조금 방향을 틀어 전방위 코미디를 선보인다. 날선 비판의식이나 묵직한 메시지는 물론이요 마지막 눈물 한방울의 야심까지 남김없이 내려놓은 채, 오로지 '웃기겠다'는 일념으로 쭉쭉 진도를 뽑는다.

결과는 의도한 대로다. 연출도 배우도, 뻔뻔하고 우직하게 갈 길을 간다. 이병헌표 말장난은 덜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왕갈비 양념처럼 착착 달라붙는 차진 대사, 개인기, 상황극까지 웃음 포인트가 꾸준히 터진다. 시트콤처럼 이어지던 주거니 받거니 상황극이 주춤하다 싶으면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이내 시원한 액션이 마무리를 책임지는데, 오랜만에 단짠단짠이 조화로운 코미디 한 상을 받은 느낌이다.

또렷한 캐릭터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랑스러워진다. 선수들이 제대로 모여 신나게 달린다. 이제야 몸에 딱 맞는 옷을 갈아입은 '좀비반장' 류승룡은 오랜만에 제대로 부활을 알려 반갑다. '범죄도시'의 험상궂은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진선규는 코미디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볼살까지 내려놓은 욕쟁이 행동파 이하늬, 나홀로 고독해서 더 짠한 이동휘, 못말리는 열정막내 공명까지 호흡이 쫀쫀하다. 주연 뺨치는 악당 신하균과 오정세도 딱이다.

명절 코미디의 부활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괜스리 심각하고 어두웠던 지난 설과 연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반가울 터. '극한직업'은 부담 없이 즐기는 설 시즌 팝콘무비다. 달려가 먹고싶을 만큼 침샘을 자극하는 왕갈비치킨처럼, 군내·쩐내라곤 없이 유쾌하고 상큼하다.

1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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