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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유느님은 옛말? 유재석, 왜 과도기인가 [신년기획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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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유재석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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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자연스럽게 ‘1인자’, ‘유느님’으로 불리던 유재석이지만 과도기라는 것이 예능 PD들의 평가다.

2018년은 유재석에게 큰 변화가 있던 해였다. 유재석을 ‘국민 MC’ 반열에 올려 놓은 가장 큰 이유였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2년 만에 종영했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 유재석의 중심은 늘 ‘무한도전’이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종영하자 유재석의 위기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종영 후에도 바쁘게 달렸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출연은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보다는 공중파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MC 역할을 하며 안정적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190여 개 국가에서 방송되는 동영상 제공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예능에 가상현실을 접목시켜 추리하는 모습을 담았다. 유료 회원만 시청할 수 있고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국내외의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미디어 시대의 변화에 유재석이 뒤쳐지지 않고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했다.

하지만 플랫폼의 변화만 있었을 뿐 유재석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네 탐정’이라는 역할을 맡아 추리를 해나갔지만 기존 방송에서 보여준 유재석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범인은 바로 너’의 조효진 PD, 장혁재 PD, 김주형 PD는 ‘X맨’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을 통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똑같은 제작진에 똑같은 출연진은 결국 참신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채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것들을 반복하는 듯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유재석은 넷플릭스의 미미한 성과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활동을 펼쳐갔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처음으로 케이블에 진출한 것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일상 속 숨어있는 퀴즈왕을 찾아다니는 길거리 퀴즈쇼다. 이렇다 할 차별화된 콘셉트는 없이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유재석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1회에서 2.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하락해 1% 중반대에 머무르며 종영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 시민들과 만나 즉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지만, 스튜디오에서 길거리로 나왔다는 점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저 모두가 아는 유재석의 재치 있는 입담만 돋보였을 뿐 새로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2018년 유재석의 가장 큰 변화였던 넷플릭스, 케이블 진출을 큰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PD와 방송 관계자들도 유재석의 행보에 아쉬움을 드러낸 이들이 많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PD는 “격화소양(애는 무척 쓰되 정곡을 찌르지 못해 안타까웠던 한 해)”이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TV조선 예능국 관계자도 “새로운 넷플릭스 예능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끝난 듯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아쉬운 2018년 상반기를 보낸 후 하반기에는 SBS에서 신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찾았다. SBS ‘미추리’로 안방극장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미추리’에서도 유재석은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출연진이 추리를 해나가는 동안 진행을 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리브 예능 프로그램 PD가 “유재석은 2018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추리’도 예전에 봤던 포맷이고, 프로그램 내에서의 본인 역할도 이전 프로그램과 비슷했다”고 평가한 것처럼 업계 내에서도 유재석의 위치가 위태롭다는 평가가 전반적인 한 해였다.

유재석의 2018년 한 해 행보는 오랜 시간 그와 라이벌로 불려온 강호동과 특히나 더 비교된다. 강호동은 tvN ‘신서유기’ ‘대탈출’ ‘아모르파티’, SBS ‘가로채널’ JTBC ‘아는 형님’ 한끼줍쇼,’ 올리브 ‘섬총사’ 등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대표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도전에 나선 강호동은 유쾌한 MC 역할부터 시작해 감동 코드를 이끌어내고, 본인을 내려놓고 웃음을 자아내는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며 관계자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유재석과 강호동은 최근 다른 행보를 보이며 상반된 평가를 얻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본인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빠른 대응과 도전,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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