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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자신감도 무제한급… 도쿄·파리·LA 모두 업어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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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베이비가 뜬다] [2] 유도 무제한급 희망 김민종

"10년 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따는 게 꿈이에요."

작년에 국제 성인 무대에 얼굴을 내민 김민종(19)은 거침없었다.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그에게 2020년 도쿄 올림픽 목표를 물었더니 "도쿄뿐 아니라 2024 파리, 2028 LA 올림픽에서도 우승해서 스물아홉 살 때 올림픽 3연패(連覇)를 하고 싶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남자 유도 100㎏ 이상급(무제한급) 선수인 그의 청소년(15~20세) 세계 랭킹은 11위. 성인 랭킹은 아직 80위다. 김민종은 "랭킹 점수는 올림픽처럼 큰 대회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쌓고, 제 경기력 노출은 최대한 피할 생각"이라고 했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간다" "상대에게 밀려도 결국 내가 이긴다고 생각하고 싸운다"는 말도 했다. 대학 입학을 앞둔 19세 풋내기가 어떻게 이런 자신감을 갖고 있을까.

준비된 차세대 에이스

김민종은 보성고 1학년이던 2016년부터 작년까지 3연속 전국체전 고등부 1위를 했다. 작년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작년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김성민(32·한국마사회)을 제외하면 국내엔 적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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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덤벼라” - 12월 충북 진천선수촌 유도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민종. 최중량급 선수라 낮은 체급의 선수들처럼 선명한 복근을 뽐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의 근력은 국내에서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 경량급 선수 못지않은 순발력도 강점이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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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무제한급은 체격 조건이 좋은 유럽 선수들이 유리하다.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을 2연패하고,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8개를 딴 테디 리네르(30·프랑스)는 키 204㎝, 몸무게 140㎏이다.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올림픽 챔피언인 프랑스의 다비드 두이에 역시 거구(196㎝·125㎏)였다. 일본의 스즈키 게이지(184㎝·2004 아테네 올림픽 금), 이시이 사토시(180㎝·2008 베이징 올림픽 금)처럼 105㎏ 안팎의 몸무게로 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정상에 오른 선수들은 예외적인 경우다.

김민종은 서구 선수들보다 키(184㎝)가 작은 대신 체중(140㎏)은 밀리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낮아 기술이 걸려도 잘 넘어가지 않는다. 스피드와 순발력도 좋다. 그는 "유럽 선수보다 낮은 자세에서 순간적으로 공격한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김민종은 고교 1학년 때 첫 국제대회였던 아시아유소년선수권에 나가 1위를 했다. 이듬해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유소년선수권 우승도 일궜다. 청소년 국제대회에서 15전 전승을 하고 작년 9월 바쿠(아제르바이잔)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김민종은 당시 개인전 3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혼성단체전에선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체력 훈련하며 시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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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은 2000년 9월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태어났다. 할머니에 이어 아버지가 축산물 시장이 유명한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집안이었다. 어려서부터 고기를 많이 먹은 덕분에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몸무게가 70㎏을 넘었다. 부모는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김민종에게 유도를 배우게 했다.

김민종은 승패가 분명한 점이 유도의 매력이라고 했다. "경기를 지더라도 상대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제 마음가짐도 되돌아볼 수 있죠.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소년체전을 비롯한 전국대회를 휩쓸자 아버지는 선수의 길을 권유했다. 유도 명문인 보성중, 보성고를 거치며 한국 유도의 차세대 유망주로 뜬 김민종은 용인대 입학을 앞두고 있다. 요즘엔 진천선수촌에서 집중적으로 체력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근력을 키우되 체중은 약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체중이 130~135㎏일 때 가장 경기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선수촌 밥이 너무 맛있어서 고민이네요."

[진천=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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