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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조성모 "가출·형 사망 가정사,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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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정지원 기자] 가수 조성모가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힘든 시절 자신을 버티게 해준 오랜 친구를 찾았다. 그 과정에서 조성모는 과거 지체장애를 앓았던 형이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 시기 '투 헤븐'으로 데뷔해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고백해 시청자에게 울림을 줬다.

조성모는 데뷔 20년만에 자신의 숨겨둔 가정사를 털어놨고, 그렇게 힘든 시기를 함께 해준 친구 김현근 씨를 찾아 그동안의 미안함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조성모는 15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송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다음은 조성모와의 일문일답.

◆'TV는 사랑을 싣고' 출연이 화제다. 본방사수를 했나.
-본방송은 동네 이웃사촌인 봉태규네 가족과 함께 봤다. 방송을 본 뒤 마음이 뭉클해져서 다시 친구 김현근의 집으로 뛰어가서 얼굴을 봤다. 김현근 역시 동네 이웃사촌들과 함께 방송을 봤다고 하더라.

◆방송 이후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나.
-과거 김현근을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 노래 영상을 SNS에 올렸다. 팬들의 반응이 컸다. 많은 팬들이 각자 자신이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고 하더라. 같이 눈물 흘려준 분들도 많았다. 방송이 좋았다고 한 분들이 많아서 나 역시 기분 좋았다.

◆20년만에 만난 친구 김현근씨와는 회포를 풀었나.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눈물 지으며 지난 20년 세월동안 못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친구 둘 다 가정도 안정적으로 이루고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잘 사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어제(14일) 새벽 친구의 집으로 가는 길, 집에 있는 가장 비싼 술을 가져갔다. 못다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내가 이 친구에게 밥도 사고 술도 사며 그동안 못했던 걸 갚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기쁘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나 역시 친구, 사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자 '난 해준게 없다. 너보다 (형편이) 좀 나았으니 내가 밥과 술을 산 것이다. 상황이 반대였다면 너 역시 내게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진짜 좋은 친구, 좋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선뜻 주더라도 뭘 바라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내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동안 마음의 빚을 갚지 못해서 늘 미안했는데, 이 친구는 조용히 내 뒤에서 잘 되길 바라고 응원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더 애틋했다.

OSEN

◆방송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가정사를 다 공개했다. 부담은 없었나.
-데뷔 후 지난 20년을 돌아보면서 문득 느낀게 이걸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 퀸의 노래 하나하나에 이유 없는 장면이 없듯이, 내게 '투 헤븐'이라는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을 떠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노래였고, 말도 안 되게 그 때 큰형이 돌아가셨다. 내 삶 속에서 탄생한 '투 헤븐'인 것이다. 예전엔 이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대중 앞에서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가 됐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덧붙여 말하자면 어려운 시절 '투 헤븐'이라는 노래 덕에 나는 옥탑방으로 나앉기 직전이었던 가족을 구했고, 집을 지킬 수 있었다. 때문에 '투 헤븐'을 통해 받은 대중의 사랑이, 아직도 여러분께 깊이 감사할 수 있는 근간이 된 것이다. 지금도 내 음악을 들어주신 많은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더 솔직하게 말하게 됐다.

◆방송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그때의 감정이 어땠나.
-20년만에 다시 간 동네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누구나 살아온 순간이 담긴 장소가 변치 않기를 바라지 않냐. 하지만 날 존재케 해준 장면들과 장소가 너무 많이 변해있어서 조금은 섭섭했다. 또 그 곳에서 젊었던 아버지의 모습, 돌아가신 형의 추억, 가수를 꿈꿨던 내 모습이 모두 담겨 있었다. 그러다보니 눈물이 많이 흘렀다.

◆방송에서 아쉽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방송엔 편집됐지만, 친구에게 '널 방송에서 찾는게 유난떠는 것일수도 있지만, 미안함이 너무 커서 이렇게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 친구를 향한 미안함이 너무 컸다는 걸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아까도 친구가 전화가 왔는데 '성모 너 때문에 인생 피곤해졌다'고 하더라. 100통 넘게 연락을 받았다더라. 밥 사라는 연락을 너무 많이 받았다길래 나한테 영수증 들고 오라고 했다. 하하.

◆앞으로 음악 및 방송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올해가 데뷔 20주년이다. 그래서 20주년 앨범 한창 작업 중이다. 아마 '만' 20주년이 되는 내년 초께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20주년이라는 이유로 방송을 활발히 하지 않는데도 콘서트나 공연 제의를 많이 받았다. 앞으로 좀 더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OSEN DB, KBS 1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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