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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김영삼 신임 한국기원 사무총장 "내년 봄까지 새 총재 모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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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새롭게 한국기원 사무총장을 맡은 김영삼 9단 [사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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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전에는 새 총재님을 모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영삼(44) 신임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10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둑계 현안과 계획을 밝혔다. 특히 공석인 한국기원 총재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영삼 사무총장은 먼저 "약 37년여간을 바둑계에서 보내면서 바둑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그 보답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사무총장직을 수락했다"고 취임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가장 큰 당면과제는 바둑계를 안정화하는 것"이라면서 "또한, 그동안 훌륭한 분들을 많이 모셨는데 그러한 분들 못지않은 훌륭한 총재님을 모시는 것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한국기원 제8대 사무총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혼란스러운 한국기원을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게 됐다. 총재·부총재는 아직 공석이다.

김 사무총장은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개인적으로는 내년 봄 전에는 새 총재님을 모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은 새 총재가 오셨을 때 꽃길만 걷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기원 안정화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동안 바둑계가 단합이 잘 안 되는 단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앞으로 좋은 총재님이 오시고 바둑계 사람들이 다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바둑계가 오히려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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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전경 [사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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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만, 기전이 넘쳐 흐르던 과거 바둑계의 영화를 다시 구축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대국이 많아서 못 견디겠다는 그런 날을 꿈꾸지만 언제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전을 다양화하고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한시간이 긴 장고 대국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TV 중계 대국이 등장하고 후원사도 중계를 선호하면서 속기전을 하게 됐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으로 속기전이 많아져 장고 바둑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며 "새 대회가 열린다면 속기전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대회에서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국가대표팀은 나름 잘하고 있지만, 중국의 저변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워낙 속기전 일색이어서 국제 경쟁력이 약하다는 말씀에는 상당 부분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속기전 위주로 열리는 바둑리그에도 용병제를 도입하고, 장고 대국 비중을 늘리는 방안 등을 바둑TV, 프로기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들의 대국 기회가 많이 줄었는데, '깡통 든 거지'가 된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다녀 대국 후원자를 많이 찾겠다"고 다짐했다.

미투 보고서에 대해서는 "재작성을 요구했던 프로기사 서명운동본부와 한국기원, 외부에서 1명씩 모셔서 전담반(TFT)을 구성하고, 기존 한국기원 윤리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재작성할 방침이다. 재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아나 초단이 김성룡 전 9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미투 폭로가 나오자 한국기원은 윤리위를 꾸려 해당 문제를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반발을 샀고 결국 보고서를 재작성하기로 결정했다.

또 한국-중국 통합 랭킹을 내년 1월부터 발표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리그와 중국의 갑·을·병조리그를 합친다면 바둑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세계랭킹은 당초 한국-중국-일본 통합 프로기사 랭킹을 통합하는 방안으로 추진했으나, 일본기원에서 '바둑을 스포츠로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랭킹 불참을 선언해 한중 랭킹만 통합하게 됐다.

김 사무총장은 매년 17명인 입단자 수를 줄이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면서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 연구해보겠다"고 밝혔다.

1993년 입단해 프로기사 생활을 시작한 김영삼 사무총장은 1997년 제1기 SK가스배신예프로10걸전 준우승, 2006년 바둑리그 출전(한게임) 등 국내기전에서 활약한 바 있으며 특히 2000년 제1회 농심신라면배 한국대표로 출전해 한국 우승에 기여했다. 바둑리그 감독으로 활약하다 지난 11월 27일 제8대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취임해 바둑행정을 책임지게 됐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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