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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산이, '페미니스트' 남녀 월급 격차·군대 가사 해명 "여혐곡 아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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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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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산이가 신곡 '페미니스트' 속 가사 뜻을 설명하며 논란을 해명했다.

산이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안해.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 곡을 다시 한 번 잘 들어보면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산이는 "남녀혐오라는 사회적 문제점을 강하게 야기하기 위해 이 주제를 선택했고, 곡의 본래 의도는 노래 속 화자처럼 겉은 페미니스트, 성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산이는 계속해서 가사에 대한 각각의 해석도 덧댔다. 그는 먼저 배우 손수현이 지적한 'OECD 국가 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란 부분에 대해 "OECD 남녀 월급 차이는 팩트다. 하지만 화자는 팩트보단 자신이 어디서 주워 들은 정보를 팩트라 믿는 사람이다"고 전했다.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 가냐'라는 가사도 언급했다. 그는 "전 미국 시민권자다. 제가 결코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산이는 "화자는 남자를 대표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자가 이렇다는 이야기 또한 아니다. 메갈 워마드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지만 그들은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며 "제가 여성 성별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남자들 역시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범죄를 두려워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게 모든 남성을 공격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는 결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산이는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 영상을 SNS에 올린 후 논란이 커지자 지난 16일 '페미니스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산이 가사에 공감하는 의견과 남녀 갈등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극명히 나뉘었고, 래퍼 제리케이와 슬릭이 산이 디스곡을 내놓기도 했다. 손수현은 OECD 통계를 올리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다음은 산이 SNS 글 전문

안녕하세요 산이입니다. 사실 글을 쓰면 변명이나 해명처럼 들릴까봐 상황에 따라 바뀌며 소신도 없냐는 소리 들을까봐 저는 작품을 내고 판단은 대중의 몫이기에 누군가 곡의 의미를 알고 분석해주겠지 그냥 가만히 있자 이게 제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오랜 팬인 친구가 저를 10년간 지지하고 믿었는데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후회된다고 배신감 느낀다고 이게 정말 오빠 생각이냐고 오빠가 깨닫고 저건 아니라고 제발 말해달라는 글을 보고 제가 어떻게 보이건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페미니스트’ 이 곡은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닙니다. 곡을 다시 한 번 잘 들어봐 주시면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제가 아닙니다. 제가 이런 류의 메타적 소설과 영화를 좋아해 나름 곡에 이해를 위한 장치를 심어놨다고 생각했는데 설정이 미약했나 봅니다.

남녀혐오라는 사회적 문제점을 강하게 야기하기 위해 이 주제를 선택했고, 곡의 본래 의도는 노래 속 화자처럼 겉은 페미니스트, 성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제 설명이 그 친구와 혹은 그 친구와 비슷한 상처를 느꼈을 분들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I am feminist 난 여자 남자가 동등하다 믿어

먼저 화자는 자신을 성평등을 지향하는 페미니스트라 소개합니다

봐 여잘 먼저 언급했잖아 엄마 아빠에서 엄마가 먼저 오듯

여자, 엄마를 먼저 언급했다는 유치한 논리로 그걸 뒷받침합니다

책도 한권 읽었지

책을 한권만 읽은 것을 내세웁니다. 이런 경우 사상이 편파적, 편협적이기 쉬우며, 특히 전문분야에 관해선 폭 넓은 시야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여잔 항상 당하며 살았어 우리 남잔 항상 억압해 왔고 역사적으로도

시작은 여자편을 드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But 여자와 남자가 현시점 동등치 않단건 좀 이해 안돼 우리 할머니가 그럼 모르겠는데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화자의 진짜 속내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넌 또 OECD 국가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 fxcking fake fact

OECD 남녀월급 차이는 배우 손수현님 말씀처럼 팩트입니다. 하지만 화자는 예전에 죠리퐁이 여성성기 모양처럼 생겨서 여성부에서 그 과자를 없애려 했다는 이런 거짓루머를 믿는, 팩트보단 자신이 어디서 주워 들은 정보를 팩트라 믿는 사람입니다.

야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가냐

아시다시피 전 어릴적 이민을 가 미국시민권자입니다. 제가 결코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왜 데이트 할땐 돈은 왜 내가내 뭘 더 바래 지하철 버스 주차장 자리 다 내줬는데 대체 왜 Oh girls don’t need a prince 그럼 결혼할 때 집값 반반 half I’m no fxcking prince

자신의 진짜 속내를 방어하기 위해 점점 더 유치한 것들을 들이댑니다

나도 할말 많아 남자도 유교사상 가부장제 엄연한 피해자야 근데 왜 이걸 내가 만들었어? 내가 그랬어? Sister why mad? blame system Not men

결국 화까지 내며 나중엔 비꼬는 말투로 이런 사회를 탓하라고 합니다

I am feminist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페미니스트라고 말합니다

거따 요즘 탈 코르셋 (huh) 말리진 않어 근데 (but) 그게 결국 다 남자 frame (what?) 기준이라니 우리가 언제 예뻐야만 된다 했는데 지네가 지 만족위해 성형 다 하더니 유치하게 브라 안차고 겨털 안 밀고 머리 짧게 짤러 그럼 뭐 깨어있는 듯한 진보적 여성 같애? Equality sex? nah that’s 열등감 man 난 니 긴머리 좋아 don’t change And I am feminist

머리를 짧게 자르는 등의 탈코르셋을 하는 여자를 이해 못하겠다며 열을 냅니다. 하지만 난 너의 긴머리는 좋으니 바꾸지 말라는 보수적이고 모순적인 말을 합니다.

난 여자 편야 난 여잘 혐오 하지않아 오히려 너무 사랑해 문제 너포함 내 엄마 내 누나 내 여동생 있는 그대로 respect

저는 친누나, 친여동생이 없습니다.

난 절대 뉴스 기사 나오는 그런 루저가 아냐 난 절대 소리치거나 욕하거나 데이트 폭력? 난 절대적으로 인정해 남자들 잘못에 강남역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자, 건배

화자 자신은 절대 이런 부류의 남자와 다르다 강조하며 다 남자들 잘못이 맞다며 여자와 술을 마십니다.

어때 좀 다르지? It’s okay 난 위험하지 않아 난 달라 날 믿어 괜찮아 I am feminist

취한 여자에게 난 안심해도 된다고 설득시키며 그 뒤에는...더 얘기 안해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화자는 남자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남자가 이렇다는 이야기 또한 아닙니다. 이성적인 남녀는 서로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메갈 워마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지만 그들은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성평등이 아닌 일베와 같은 성혐오 집단입니다. 우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 타켓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여자로 사는 게 두렵고, 무서운 매일을 견뎌야한다는 여자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놀라며 또 공감합니다. 제가 여성 성별이 아니기에 다시 태어나 여성성별을 갖지 않는 이상 모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남자들 역시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범죄를 두려워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모든 남성을 공격해야하는 타당한 이유는 결코 되지 않습니다. 미안해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어. 나머지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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