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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숨바꼭질' 종영] 이유리X송창의, '막장'의 개연성 만든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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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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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숨바꼭질'의 개연성은 이유리 송창의였다.

17일 MBC 주말드라마 '숨바꼭질'(극본 설경은·연출 신용휘)가 종영됐다. '숨바꼭질'은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 민수아(엄현경)와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 민채린(이유리)에게 주어진 운명, 그리고 이를 둘러싼 욕망과 비밀을 그린 이야기다.

마지막 회에서 민채린의 친모 김선혜(윤다경)는 나해금(정혜선)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그를 살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민채린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김선혜를 살렸다. 또 민채린이 자신의 액받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수아는 민채린에게 메이크퍼시픽을 양보했다. 민채린의 사장 취임식 날 차은혁(송창의)은 의문의 사고를 당해 1년간 행방불명됐다. 김선혜의 도움으로 차은혁은 목숨을 건졌고, 1년간 준비 끝에 문태산(윤주상)과 문재상을 살인교사죄로 고발했다. 민채린과 차은혁은 마침내 재회하며 일과 사랑을 모두 지켜냈다.

앞서 '숨바꼭질'은 이유리의 MBC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유리는 지난 2014년 시청률 30%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MBC '왔다! 장보리'에서 희대의 악녀 연민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시청률 퀸' 타이틀을 따내며 그해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바 있다. '숨바꼭질'과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가 맡은 캐릭터는 출생의 비밀로 인해 운명이 뒤바뀌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바리라는 설정에서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어 또 한 번의 역대급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숨바꼭질'은 첫 방송 이후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중에서도 이유리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돼 오열하거나 나해금에게 따귀를 맞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역시 이유리'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시청자의 관심은 수치로 증명됐다.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은 꾸준히 올랐고 마침내 10%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숨바꼭질'은 출생의 비밀, 불륜, 액받이, 청부 살인 등 자극적이고 뻔한 소재로 스토리를 이어갔고, 악역에게 앙갚음하는 예측 가능한 복수 스토리 등으로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졌다.

선정적인 장면 때문에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 9월 8일 방송분에서 민채린은 누군가를 찾기 위해 목욕탕 남탕으로 쳐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남탕 안에 있던 남성들은 허둥지둥 도망쳤고, 남성들의 알몸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누리꾼들은 해당 장면이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성범죄를 미화한 것이라며 '숨바꼭질' 제작진에 대한 징계 및 조기 종영을 요구했다. 제작진은 "의도와 달리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기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공식 사과를 했다.

이로 인해 '막장 드라마'라는 꼬리표를 달고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숨바꼭질'이지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완벽했다.

특히 이유리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유리가 맡은 민채린은 진짜 상속녀의 대용품으로 살아가지만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싶고, 회사의 주인이 되기 위한 욕망으로 쌓인 인물. 자칫 악역으로만 비칠 수 있지만 이유리는 그 속에 있는 아픔과 열정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내며 인물의 개연성을 만들었다.

송창의 또한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차은혁 역으로 분한 송창의는 극 초반에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극 후반에는 이유리에 대한 애절한 순애보를 그려내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셨다.

새롭게 조명된 배우들도 있었다. 딸을 잃어버리고 껍데기뿐인 삶을 사는 박해란 역을 맡은 조미령의 연기 변신이 단연 눈에 띄었다. 실종된 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그는 발작 증세와 오열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숨바꼭질'로 드라마 첫 주연에 도전한 김영민은 지질한 매력의 악역을 제대로 표현하며 재미를 더했다.

이렇게 '숨바꼭질'은 매 회마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막장' 스토리를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납득시켰다. 결국 '막장'의 답은 연기였다.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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