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실력도 외모도…벌써 뜨거운 LPGA 신인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제공 = LE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국내 여자골프 상금왕에 오른 이정은(23·대방건설)의 고민은 올 한 해 자신의 몸을 감쌌던 낙엽을 '우수수' 흩뿌리고 있는 가을만큼이나 깊어가고 있다. 그 고민이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라면 당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선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을 끔찍이 생각하는 이정은으로서는 홀가분하게 자신의 길만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골프팬들은 이정은이 2019년 LPGA 투어에서 '식스(6)의 마법'을 펼쳐낼 것을 확신하고 있다.

2019년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은 이정은의 몫이었다. 하지만 8라운드로 치러지기 때문에 실력이 월등한 이정은이 가볍게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시차 적응 문제와 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이정은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그래도 퀄리파잉 시리즈를 치르는 다른 선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정은은 마지막 8라운드에서야 비로소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국내 골프팬들은 이정은이 내년 '5년 연속 한국 출신 신인왕'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지만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도 꽤 많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이정은과 신인왕을 다툴 '루키'들은 실력이나 인기 면에서 최근 어느 해보다 관심을 받고 있다. 일단 실력보다는 외모로 더 관심을 끄는 신인들이 눈에 띈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최근 폴로어가 16만명을 넘어선 '인스타그램 스타' 허무니(19·중국)에게 주목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 출신으로 중학교는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마친 '미녀 골퍼'다. 이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 진학해 골프 선수로 활약하던 허무니는 잠시 휴학한 뒤 지난해 12월 프로로 전향했고 올해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약했다.

골프채널은 "미국 골프팬에게 인기가 높은 폴라 크리머(15만8000명)나 제시카 코르다(11만1000명)보다도 허무니의 폴로어 수가 많다"면서 그의 스타성에 관심을 표시했다. 허무니보다 더 많은 폴로어를 보유한 여자 선수는 기껏해야 미셸 위(48만9000명), 렉시 톰프슨(37만1000명), 내털리 걸비스(18만명) 정도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의류를 사용하는 허무니는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 IMG와도 계약했다.

하지만 외모나 관심에 비해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다. 올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을 하긴 했지만 상금 순위는 24위에 불과하다. 퀄리파잉 시리즈에서도 그의 성적은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스타는 따로 있다.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2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단독선두에 나섰고 8라운드 최종 성적 4위를 기록한 체코의 클라라 스필코바(23)를 더 눈여겨봐야 한다. 체코 선수로는 최초로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필코바는 인스타그램에서 허무니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선수다. 한 인터넷 사이트가 선정한 '10대 인스타그램 여자골퍼'에 뽑히기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체코 골프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이정은과 신인왕 경쟁을 할 실력은 안 되지만 허무니와 인기 대결을 벌일 만큼 스타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력으로는 허무니보다 시메트라 투어 마지막 4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 3위 1회를 차지하며 상금왕에 오른 중국의 신예 류루이신(20)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즌 중반까지는 1승에 그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마지막 2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뒷심을 발휘해 내년 LPGA 시드를 획득했다.

실력을 갖춘 두 명의 신인 장타자도 눈에 띈다. 시메트라 상금랭킹 4위와 5위에 오르며 퀄리파잉 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시드를 따낸 엘리자베스 쇼콜(미국)과 린네아 스트룀(스웨덴)이 주인공들이다. 장타랭킹에서 평균 279.5야드를 날린 스트룀이 4위에 올라 평균 277.4야드를 치며 5위를 기록한 쇼콜을 살짝 앞섰다.

'핫식스' 이정은이 신인으로 뛸 2019년 LPGA 무대는 어느 해보다 '루키'들의 활약으로 뜨거울 전망이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