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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선동열 사퇴 압박하는 정운찬 총재의 `몰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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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노골적으로 선동열 국가대표 전임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나섰다. 2018아시안게임 ’오지환 사태’로 촉발된 부적격 선수선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선동열 사퇴’ 압박이다.

정운찬 KBO 총재는 2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논란이 일었던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총재는 선동열 감독을 대놓고 비난하는 등 정도를 벗어난 상식밖의 태도를 보였다. 부적격 선수선발은 물론이고 아마추어 선수 미포함, TV로 선수 평가 등 선 감독의 결정이나 행동에 대해 일일이 반대 입장을 보였다. 특히 ’국가대표 전임감독 불필요’ 발언은 선동열 감독의 사퇴를 종용하는 뜻으로 비춰지고 있다.

국감에서 정 총재는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 한 점에 사과한다. 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감독 고유의 권한이지만 여론의 비판을 선동열 감독에게 알리고 참고하라 했다면 오늘 같은 상황이 안 벌어졌을지도 모르는데 그러지 못 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정운찬 KBO 총재가 대표팀 선수 선발은 선동열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며 발뺌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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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선 감독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다. 반성할 것이다”고 말하며 전임감독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찬성하진 않는다.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제가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에 대한 ’존재 부정’이다.

게다가 정 총재는 TV 중계를 통해 선수들을 파악했다는 선 감독의 발언에 대해 “선 감독의 불찰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선동열 전임감독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당시 국감에서 선 감독은 5개 구장의 경기를 체크하기 위해선 TV로 보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전임감독은 오래 전부터 야구계에서 꼭 필요하다고 제기됐던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 총재는 “필요하진 않다”고 얘기했다. 선 감독과 선을 그으며 선수 선발 등의 문제는 선 감독의 잘못으로 돌렸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에 지나지 않는다. 정 총재의 말처럼 선수 선발에 대한 권한은 감독에게 있지만, KBO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선수 선발 이유에 대해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 하는 것은 KBO가 지금까지 대표팀 선발 시스템 하나 제대로 구축하지 못 했다는 뜻이다. 객관성도, 일관성도 없는 선수 선발 기준에 보고도 침묵한 KBO도 잘못이 크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선 감독의 책임이라며 선 감독 때리기로 일관하고 있다. yijun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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