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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E★인터뷰①] 정은지 "내 음악의 중심은 '위로', 청춘에게 공감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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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정은지가 1년 6개월 만에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 발표한 ‘1도 없어’를 통해 기존 에이핑크의 ‘청순’ 프레임에서 탈피한 성숙미를 선보인 정은지는 팀 활동과는 또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색으로 가을을 물들일 예정이다.

17일 오후 6시 발매될 정은지의 세 번째 미니앨범 ‘혜화(暳花)’는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으로 정은지가 삶에서 느꼈던 감정, 기억, 감성을 줄기로 삼아 ‘청춘’을 향한 메시지를 노래하는 앨범이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정은지는 타이틀곡 ‘어떤가요’를 비롯한 전곡 프로듀싱을 담당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적 성장을 입증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정은지. 이번 앨범에 담고자 한 정은지 표 ‘힐링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Q. 실제로 ‘혜화여고’를 졸업했는데, 이번 앨범명에 그 부분이 반영된건가

: 이번 앨범 주제가 ‘청춘’이다 보니 ‘혜화’라는 단어가 바로 떠올랐다. 가수가 돼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기가 고등학생 때였다. 당시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다. 내 학창시절이기도 한 ‘혜화’에 여러 의미를 더하다보니 참 예쁜 이름이 되더라.

Q. 오랜만에 솔로로 컴백한 소감이 어떤가

: 첫 앨범이 나올 때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 이번에는 전체 프로듀싱을 맡다 보니 한 곡씩 마스터링이 나올 때마다 벅찼다. 이렇게 마스터링 나오는 날일 기다려진 것도 처음이었다.

Q. 프로듀싱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 기분은 100%지만 솔직하게 평가하면 후하게 줘서 70%인 것 같다. 이번에 아직도 너무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는 걸 느꼈다. 또 다같이 힘을 모은다는게 얼마나 힘든지도 알게 됐다. 나 혼자만 한다고 프로듀싱이 진행되는게 아니라 모든 분들의 마음이 모아져야 만족도가 높아지더라. 많은 분들이 신경을 써준다는게 느껴지니까 마음으로 느끼는 만족도는 크다.

Q.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 게 무엇이었나

: 가사를 조금 더 예쁘고 귀한 말로 쓰고 싶은데 어렵더라. 내가 너무 책을 많이 안 봤구나 자책하게 된 순간이었다.

Q. 선우정아와 작업을 한 곡이 있다. 어떤 계기로 함께 하게 됐나

: 평소에도 정말 팬이었다. 작년에 직접 찾아 뵙고 정말 팬이어서 작업해 보고 싶다고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그날 작업 파일을 열어서 하나하나 다 들려주시더라. 다시 한 번 반하게 됐다. 처음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다. 다들 왜 선우정아를 찾는지 다시금 느꼈다.

Q. 작업하면서 가장 설렌 곡이 무엇이었나

: 타이틀곡이 가장 설렌 것 같다. 이번 타이틀곡 마스터링은 처음으로 해외에 맡겨봤다. 생각보다 괜찮더라. 요즘은 자극적인 소리가 많은데 귀에 덜 자극적이고 따뜻한 사운드를 내고 싶었다. 이번 앨범에서 쓸쓸함이 느껴지는 건 타이틀곡 밖에 없다.

Q. ‘어떤가요’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늘 정은지 곡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 처음에는 가족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향수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됐다. 많은 분들이 타향살이를 하지 않나. 그립지만 자주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고향, 부모님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강아지, 또 누군가는 어린시절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항상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누군가 내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가장 그리운 것이 무엇인가

: 집밥이 가장 그립다. 숙소 생활을 계속하다가 얼마 전에 독립을 했는데 느낌이 너무 다르더라. 사람 냄새 나는 물건들이 옆에 있는 것과 온전히 내것들만 있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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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늘바라기’는 아빠에 대한 이야기, 이번에는 뮤직비디오에 엄마가 등장한다. 의도한 부분이 있었나

: 이번에는 뮤직비디오 시나리오도 직접 써봤다. 계속 쓰다 보니 내 정서가 많이 녹아들었다. 뮤직비디오 속에 H.O.T., 젝키 선배님이나 공기 놀이 같은 소재도 넣어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애착이 좀 큰 편이라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엄마였던 것 같다.

Q. 수록곡 ‘김비서’는 제목부터 독특하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생각나고

: 정말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보다가 쓴 곡이다. 드라마 보는데 너무 김비서가 불쌍하더라.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상황에서 인수인계도 하고 떠나야하고. 우리 회사 언니들도 퇴사를 해야 그때 여행을 가더라. 드라마 보면서 회사 언니들 생각도 많이 났다. 대부분의 회사원들도 다 청춘인데 떠나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곡이다.

Q. 수록곡 가운데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 된 곡은 무엇인가

: ‘계절이 바뀌듯’이었던 것 같다. 이 곡은 3년 전 쯤 ‘하늘바라기’ 보다 더 먼저 쓴 곡이다. 그때 마음으로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 같다. 다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라고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자기 일 아니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더라. 현실적으로 내가 느꼈던 고민들을 다시 되새길 수 있는 곡이다. 곡이 다 나오기 전부터 혼자 운전하면서 가이드 녹음한 걸 많이 들을 정도였다.

Q. 더 귀하고 예쁜 가사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는데, 가장 가사에 고민을 많이 했던 곡이 무엇이었나

: 타이틀이 7~8번 정도 가사가 바뀔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상자’도 많은 고민을 한 곡이다. 어릴 때는 내가 큰 상자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려고 누으면 거인이 지붕을 열어서 던지면 어떡하지라는 상상도 했는데 이번에 가사를 쓰면서 그 기억이 나더라. 나만의 엉뚱한 생각에서 나온 가사기 때문에 공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사실 지금도 나를 또 다른 상자 속에 가두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누구나 다 자기가 가진 한계를 깨고 싶어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런 것들을 동화처럼 무겁지 않게 풀어보고 싶었다.

Q. 스스로 어떤 틀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나

: 밝음의 틀도 있는 것 같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까 100% 오픈하기는 부담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틀이 있는 것 같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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