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KB스타즈 박지수가 23일 인천국제 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코트 위에서는 난공불락이지만 생할에서는 10대 소녀의 감성을 간직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처럼 인형이나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이런 박지수에게 한으로 남은 하나의 사건(?)이 있다. ‘애정’하는 방탄소년단을 직접 만날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 아쉽게 못만난 BTS 덕후는 다음생에
코트 위에서는 국보급 활약을 펼치지만 생활에서는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미국 TV 만화 주인공인 심슨을 ‘애정’하는 박지수는 최근에는 전세계를 강타한 남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에 푹 빠져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 있을 때 BTS가 공연을 위해 MGM을 찾았다. 홈 코트가 있는 곳인데다 구단주이기도 해 내심 BTS를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구단에서도 만나게 해주겠다는 언질을 받았다”며 소녀처럼 웃었다. 그러더니 “그런데 BTS가 MGM에 오기 전날 원정을 떠나 그들이 공연을 마치고 떠난 다음날 돌아왔다. 내 생에 ‘성덕’(성공한 덕후)는 없나보다. 덕후는 다음 생에 해야겠다”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서면 BTS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박지수는 “김연경 선배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나는 그 분 손톱의 때만큼도 안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WNBA에서 공격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돌아오는 WKBL 새 시즌에는 수비나 도움보다 개인 공격력을 강화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겠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내가 왜 미국에 도전했는지 그 이유를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국민은행이 우승하면 더 홀가분하게 WNBA 내년 시즌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남다른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여자농구대표팀의 박지수가 13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2018.09.13. 진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끊이지 않는 혹사 논란, “나는 프로 선수다”
꾸준히 그를 따라다니는 혹사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박지수는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혹사다 아니다 말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자신이 가진 ‘농구 선수 박지수’로서의 철학을 공개했다. 그는 “WNBA에서는 체감상 매일 경기를 치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즌 중에는 팀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주전으로 뛴 게 아니라 경기 출전시간이 적다보니 게임 체력은 떨어져있었던 게 사실이다.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에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지금도 경기 체력이 올라올 것인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코트 위에 서고 싶어 한다. 경기에 나가면 이기고 싶은 게 당연하다. 나 역시 한 경기라도 더 많이 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코트 위에 서는 것이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호사라는 의미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시즌 직후 선수촌에 합류해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까지 훈련을 이어왔다. 경기를 뛰지 않았을 뿐이지 훈련은 똑같이,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게 했을 것이다. 코트 위에 서지 않는다고 훈련을 안하는게 아니니 흘린 땀의 양은 오히려 (대표팀)언니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나 훈련이 없는 날에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그래서 ‘집순이’다. 쉴 때 확실하게 쉬자는 주의인데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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