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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문상열의 부시리그] 완벽했던 류현진의 복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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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빛나는 투구(brilliant Performance)’

LA 다저스 전담방송 KLAC 캐스터 찰리 스타이너는 7회 대타로 교체된 류현진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간단명료하게 평가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의 복귀는 선발진에 큰 힘이 됐다”며 그의 무실점 호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월3일 이후 105일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은 4월에 과시했던 눈부신 피칭을 재현했다. 구종, 구위, 제구력, 위기관리능력 등 흠잡을데 없는 투구로 부상의 긴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6이닝 동안 3안타만을 내주며 무4사구 무실점했고 삼진 6개를 솎아냈다. 복귀 경기 쾌투로 팀과 팬들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쾌투였다. 방어율은 1.77로 내렸갔다.

류현진은 올 7차례 등판 가운데 5.2이닝 이상 던진 3경기에서 볼넷없는 투구로 실점 위기를 원천봉쇄했다. 투수는 늘 볼넷 허용에 발목이 잡힌다. 투구수는 89개로 적절했고 스트라이크 60개로 67%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였다. 최고 구속은 1회 포수 버스터 포지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측정된 149km(93마일)이었다. 그러나 3-0으로 앞서 승리를 목전에 둔 8회 초 불펜투수 케이렙 퍼거슨이 톱타자 앤드류 맥커첸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해 클럽하우스에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다저스는 마무리 켄리 얀선이 심장박동 이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 최근 불펜 난조로 7경기 연속 7회 이후 실점 및 7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로 빨간 불이 커졌다. 다행히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는 8회 동점 이후 4이닝 무실점으로 연장 끝내기 승리를 일궈냈다.

류현진은 “긴장됐다기보다는 경기에 나가는 게 좋았다. 처음 다쳤을 때 복귀를 12주 정도 뒤로 예상했는데 조금 길어졌다. 그러나 오늘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재활경기부터 차례대로 이어져 좋았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볼넷이 없어 더 마음에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복귀전에서 얼마나 던질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알았다. 그는 경쟁력을 갖췄고 빅 게임 피처다”며 치켜 세웠다.

지난 8일 트리플A에서 공을 던진 뒤 “더 이상 재활피칭은 필요없다”고 했던 자신감이 까다로운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삼진 6개 가운데 4개는 헛스윙으로 돌려세웠다. 헛스윙 삼진 4개를 포함해 7차례나 헛스윙을 유도하는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1회 2번 타자 브랜든 벨트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빗맞은 2루타를 허용한 뒤 5회 1사까지는 12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5회 1사 후 6번 브랜든 크로포드와 헌터 펜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연속 삼진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5회 연속 안타 후 다음 다음 타자가 투수여서 첫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운좋게 삼진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전 뿐만 아니라 올시즌에는 주무기 체인지업의 빈도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상대 타자들도 체인지업을 알고 있어 던지지 않았던 공을 던지게 된다. 그날 제구가 잘되는 공을 던진다. 오늘은 특히 커터의 제구가 잘돼 커터를 자주 구사했다”고 밝혔다.

땅볼은 5개, 플라이는 7개로 처리했다. 자이언츠전 통산 방어율도 3.09(4승6패)로 내렸다. 양 팀은 8회 3-3 동점이 되면서 연장 12회까지 4시간5분의 끝장 승부를 펼쳤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무사 1, 3루서 브라이언 도저의 희생플라이로 4-3으로 승리하며 간신히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2014시즌 이후 다저스-샌프란시스코전은 17차례 연장 승부를 벌여 MLB 최다를 기록중이다.

구단은 16일 류현진을 마운드에 복귀시키면서 전반기 8승으로 생애 처음 올스타에 뽑힌 로스 스트리플링을 부상자명단(허리)에 올렸다. 그동안 넘쳤던 다저스 선발진은 마에다 겐타를 불펜으로 돌리고 스트리플링이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다. 마에다는 이날 대타로 출장했다. 따라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2일 홈에서 벌어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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