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자 무소속 대통령후보(왼쪽)와 김슷캇(활동명) 선거운동본부장 /사진=김순자 무소속 대선후보 선거운동본부 '순(旬)캠' 홈페이지 |
대선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지난 26일, 총 7명의 후보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2파전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SNS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군소 후보가 있다. 청소노동자 출신 김순자(57) 무소속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김 후보 선거운동본부에서 내놓는 '이색 논평'이 여러 차례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덕이다.
한 줄 논평, 백지논평, 패러디 논평 등 화제
지난 20일 셧다운제 시행 1주년을 맞아 김 후보 선본은 셧다운제를 '인간성 셧다운'에 빗댄 논평을 발표했다. "끝을 모르는 학벌경쟁과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로 청소년의 자살이 월례행사처럼 이어지지만, 누구도 학벌철폐나 "공부 셧다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청소년, 나아가 인간을 부품처럼 취급하는 사회 구조를 지적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모두 셧다운제 폐지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 후보 선본의 논평은 셧다운제 폐지에 찬성하는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21일 박 후보의 단독 'TV토론' 소식이 알려지자 김 후보 선거캠프는 이상 시인의 '오감도'를 패러디해 "13인의 박근혜가 토론회에 참가하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같은 날 북한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리트윗한 혐의로 박정근씨가 유죄 판결을 받자 '백지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정점은 지난 23일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를 발표한 직후 내놓은 논평이었다. 영화 '실미도'와 웹툰 '이말년씨리즈' 대사를 패러디해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라는 한 줄 논평을 발표했다. 이 논평은 트위터에서 600회 이상 리트윗을 기록했다.
다음소프트의 SNS분석서비스 '소셜메트릭스'를 활용해 최근 한달(10월29일~11월29일)사이 대선 후보 7인의 트위터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김 후보는 1만 9613건으로 무소속 후보 4인(박종선, 김소연, 강지원 후보) 중 가장 높은 언급량을 기록하며 네티즌의 관심을 입증했다.
"웃기기 위해서 쓴 논평 아니다"
화제의 논평들은 김슷캇(활동명·32) 선거운동본부장의 손에서 나왔다. 언뜻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속에 담긴 의미는 간단치 않다. 김 본부장은 "'오감도' 논평은 '단독 토론'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자아가 7개로 나뉘어 내부 회의를 하다가 분열하고 만다는 옛날 만화 내용이 생각나 쓰게 됐다"라며 "군소 후보에게는 토론 기회조차 박탈되는 데 반해, 정당에 속한 소위 '빅3' 후보에 대한 지나친 예우를 비판하려 했다"고 전했다.
또 '백지 논평'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박정근씨의 친구로서 그동안 후원회장 활동을 해왔다"면서 "무슨 이야기를 써도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불법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김 후보 선본의 '튀는 논평'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단순히 '웃기기 위해서' 쓴 논평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일부 정치인이나 선본에서 웃기기 위해 무리해서 소수자 비하적이거나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 맞지 않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를 발표한 직후 내놓은 한 줄 논평 / 사진=김순자 무소속 대선후보 선거운동본부 '순(旬)캠' 홈페이지 |
김 후보 선본의 SNS 전략은 '통제없이 자유롭게'로 요약할 수 있다. 거대 정당 후보에 비해 작은 조직 규모를 오히려 강점으로 살렸다. 선본 트위터를 공동관리하는 상황담당자 인해(활동명·29)씨는 "5~6명의 선본원이 트위터를 공동 관리하면서 '표현에 제약을 두지 말자', '특정 시간대에 일제히 리트윗을 하는 등 중앙집중적인 방식은 쓰지 말자'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 휘발성이 강한 트위터의 성격을 살려 현장 유세팀이 즉석에서 트윗을 올리기도 한다.
계정을 공동 운영하다보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등 위험이 따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방침에 억눌려 표현이 위축되는 것보다는 선본원 각자의 판단을 믿어보자는 쪽으로 합의가 됐다"며 "선본 공식트위터임을 명시하고, 공식입장이 아닌 경우에는 글을 올리는 대신 리트윗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정민 기자 트위터 계정 @101_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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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민기자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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