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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여자 탁구 남북 '최고 방패'들의 '유쾌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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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김경아·서효원과 北 김송이, 만찬서 즐거운 수다

수비전문 선수 계보 이을 '후배 키우자' 공감

연합뉴스

인증샷을 찍은 남북 수비수 김경아(중앙)와 서효원(왼쪽), 북한 김송이(오른쪽)



(대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김)송이를 지난 6월 스위스에서 남북한을 포함한 4개국 친선 탁구대회 때 봤는데, 한국에서 한 달여 만에 다시 보니 더 반가웠어요. 그것도 (서)효원이랑 남북 수비전문 선수끼리 복식조를 이룬 건 너무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남북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수비수 김경아(41·대한항공)와 서효원(31·한국마사회), 북한의 김송이(24)가 한 자리에 만나 유쾌한 수다를 떨었다.

김경아와 서효원, 김송이는 21일 저녁 대전시 주최 남북선수단 초청 만찬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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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 만찬 참석한 남북 탁구 선수들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한 서효원과 김송이를 선수단의 일원으로 참석했고, 대전 호수돈여고 출신의 김경아는 대전시 탁구협회의 초청을 받았다.

세 명은 테이블이 달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남북을 대표하는 '깎신'들은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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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셀카를 찍은 남북 단일팀 수비수 콤비 김송이(왼쪽)와 서효원.



김경아는 "이번 코리아오픈에서는 남북선수단 분위기가 좋아 만찬 때도 부드러웠다"면서 "효원이와 송이가 16강에서 세계랭킹 1, 2위가 호흡을 맞춘 중국 조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서효원과 김송이는 사상 처음으로 남북의 수비전문 선수가 단일팀으로 콤비를 이뤄 코리아오픈에 출전했지만 16강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김경아와 서효원, 김송이는 남북 수비 탁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세 명은 수비수들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함께 하고 기회가 되면 좋은 후배들이 자신들의 뒤를 잇도록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한국 여자탁구에서는 이에리사와 짝을 이뤄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던 정현숙 전 단양군청 감독이 수비수 계보의 시작이었다.

이후 현정화 렛츠런 감독과 대표로 뛰었던 홍순화와 김경아가 수비수로 활약했고, 김경아의 복식 파트너였던 김복래, 박미영과 현재 국가대표인 서효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김경아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탁구 사상 수비수로서 올림픽 첫 메달인 동메달을 수확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는 등 가장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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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금보다 값진 동메달



남자 선수로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때 신기에 가까운 커트 묘기를 선보이며 한국 남자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인 준우승을 했던 주세혁(38)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코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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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주세혁 '얼만큼 깎을까'



특히 김경아와 박미영, 주세혁에 남녀 대표팀의 주축으로 요코하마 세계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2009년이 수비수들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수비수들은 파워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공격수들의 그늘에 가리면서 기를 펴지 못했고, 서효원 이후 주목받는 수비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북한은 김송이를 비롯해 유망주급 선수 가운데 실력 있는 수비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효원이 김송이와 남북 단일팀 수비조합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수비수와 콤비 경험이 풍부한 김송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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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자매 복식조 순항



그나마 한국 여자 선수 중 김유진(19·삼성생명)이 수비수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성장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수원 청명고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생명에 입단한 김유진은 여자팀 코치인 '수비 달인' 주세혁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고 있다.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김)유진이는 상비군에 들지 못해 이번 코리아오픈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를 대비해 키우는 선수"라면서 "서효원의 배턴을 이어받아 수비수 계보를 이을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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