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제작 중단 논란 '사자' 스태프, "제작사, 최소한의 예의-소통 없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배우 박해진, 나나 주연의 드라마 ‘사자’의 스태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의 임금 미지급에 대해 항의했다.

‘사자’의 조명, 촬영, 편집, 무술팀의 스태프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동에 위치한 페럴타워에서 기자회견이 열고 드라마 제작사인 빅토리 콘텐츠가 앞서 발표한 제작 중단 사유에 대한 입장에 대해 반박했다. 빅토리 측은 최근 ‘사자’의 제작 중단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사태가 아니라 연출자인 장태유 PD가 드라마 촬영을 거부하고 잠적하면서 벌어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빅토리 측은 장 PD가 총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사용했으면서 실제 촬영은 25% 수준밖에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태프들은 임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물론, 빅토리 측이 주장하는 장태유 PD의 제작비 사용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이들은 제작사 측의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입을 모았다.

무술팀 한 스태프는 “2월 말에 입금됐어야 할 돈이 4월 2일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4월 3일 촬영이 잡혀있었는데 미지급 상태여서 촬영을 못하겠다고 하더니 몇 달을 미루던 제작사 측이 30분 만에 일부 스태프들에게 돈을 입금해줬다. 4월 말에 돈을 받기로 한 스태프한테는 5월 10일까지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그 전날 빅토리콘텐츠가 제작에서 손을 떼버렸다. 다른 제작사가 맡기로 했으니 그 제작사를 통해 돈을 받으라고 했다. 빅토리콘텐츠는 드라마를 잘 찍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예산을 최대한 절감하려고만 한다. 30%의 예산만 주고 촬영을 하라고 해서 스태프들이 돈을 받지 않고 서로 도와 촬영을 이어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사가 아닌 박해진의 소속사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조명팀 스태프는 “1, 2월 동안 일한 임금을 4월 2일 박해진의 소속사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5000만 원 가량을 박해진의 소속사를 통해 받을 수 있었고. 제작사 측은 촬영 진행비, 영수증 처리 등을 계속 미루고 미루다 5월 10일에 해주겠다고 한 뒤 손을 떼고 다른 제작사에 떠넘겼다.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스태프는 어느 정도 돈을 받았지만 소리를 못내는 스태프는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장태유 PD에게 돈을 대신 받았다는 스태프는 “특수직이라 일급으로 계약하면 제작사 측에서 돈이 많이 드니까 월단위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3, 4일 일한 부분만 계산해서 돈을 주고 그 이후는 받지 못했다. 장태유 PD가 손해를 보더라도 사비로 대신 지급을 해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편집팀 스태프도 “빅토리콘텐츠는 한 번도 기분 좋게 돈을 준 적이 없다. 장태유 PD가 데리고 온 스태프만 불만을 토로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간혹 PD와 제작사 측이 함께 일했던 스태프를 데리고 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태프끼리 편가르기 한 적도 없고 빅토리콘텐츠가 기본적으로 양해만 구하고 사과만 했었어도 이 사태까지 오진 않았을 거다”고 덧붙였다.

촬영팀 스태프는 “빅토리콘텐츠는 스태프와 소통을 하려 하지 않는다. 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만 할 뿐”이라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스태프를 꾸렸는데 일방적으로 한 명을 빼라고 해서 그 스태프는 1원도 받지 못하고 나가야 했고, 세트장도 4곳을 짓기로 돼 있었는데 2곳만 지어진 상태였다. 60억 원을 썼다고 주장하는데 도대체 어디에 썼다고 하는 건지 자세한 목록을 보고 싶다. 촬영이 이래저래 지연되면서 나가는 돈이 더 많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업계에서 이미 빅토리콘텐츠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한 스태프는 “빅토리콘텐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익히 듣고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를 잘 만들기 위해 모였다.계속 이런 식의 일들이 일어나는 걸 막고 싶다. 선배로서 미래의 후배들에게 이런 안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쓴소리를 더했다.

한편,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한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이들을 만나면서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판타지 로맨스 추리 드라마로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해진과 장태유 PD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게 된 상황에서 드라마가 무사히 방영될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빅토리콘텐츠, 마운틴무브먼트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