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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외국인 선발 초강세, 고개 숙인 토종 선발투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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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후랭코프가 5회 투구 후 오재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6. 8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마운드를 집어 삼키고 있다. 전반기 마무리를 앞둔 9일까지 리그 방어율 부문 상위 10위 안에 토종 선발투수는 6위 양현종(KIA)과 7위 최원태(넥센) 둘 밖에 없다. 외인 선발투수들이 각 부문을 점령한 게 낯선 일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편중된 시즌은 많지 않았다. 꾸준히 선발진을 이끌어온 베테랑과 지난해 도약한 영건 투수들이 나란히 부진하면서 외인 선발투수 천하가 된 KBO리그다.

이대로라면 투수 골든글러브는 외인 선발투수가 거머쥘 확률이 높다. 두산 세스 후랭코프가 다승 부문에서 13승으로 1위, 방어율 부문에서 2.70으로 2위다. LG 헨리 소사는 방어율과 투구이닝 부문에서 각각 2.68, 124.1이닝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소사는 탈삼진에서도 123개로 2위에 오르며 KBO리그 진출 7년차에 최고 시즌을 만들고 있다. 두산 조쉬 린드블럼도 방어율, 다승, 이닝 부문에서 모두 3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LG 타일러 윌슨과 SK 앙헬 산체스, 넥센 제이크 브리검, 한화 키버스 샘슨 또한 후반기 등판 결과에 따라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반면 토종 선발투수 중 최고 자리를 넘볼 수 있는 투수는 지난해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VP, 그리고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석권한 양현종이 유일하다. 양현종은 올시즌 18경기 121.2이닝 9승 7패 탈삼진 106개 방어율 3.48로 전반기를 마쳤다. 이닝 부문 2위, 다승 부문 4위, 탈삼진 부분 5위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지난해 전반기에는 17경기 116.2이닝 14승 0패 탈삼진 87개 방어율 3.16을 기록했다. 6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최근 7경기 중 4경기에서 4점 이상을 허용했다.

양현종 외에 토종 선발투수 중에는 최원태와 김광현이 돋보인다. 이미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한 최원태는 KBO리그에서 가장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재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광현은 여전히 뛰어난 구위를 뽐내며 2점대 방어율과 두 자릿수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관리차원에서 두 차례 로테이션에서 제외돼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2019시즌에는 강력한 골든글러브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

문제는 이들 셋 외에는 지난해보다 부진한 투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두산 좌완 토종 원투펀치 장원준과 유희관을 비롯해 LG 차우찬, 삼성 윤성환 등 꾸준히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투수들이 유난히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눈부신 도약을 이뤘던 영건들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 박세웅과 NC 장현식, KIA 임기영 모두 가장 좋았을 때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후반기 양현종이 후반기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으면 오는 12월 금빛 영광을 누리는 투수는 외국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양현종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 전까지 외국인투수가 3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 봉중근, 김광현, 그리고 윤석민 등이 마운드를 지배했던 2000년대 중후반과는 판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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