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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새 감독 선정 기준 100% 충족 사실상 불가능…'김학범 모델'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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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국가대표감독 선임 소위원회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회의 후 김판곤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 7. 5.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 대륙컵 우승 경력,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지휘, 축구 철학에 부합….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의 격에 맞는 감독이어야 한다”라며 제시한 새 대표팀 감독이 갖춰야 할 조건이다. 이상적이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에 충족하는 지도자가 부임한다면 반대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일부 팬들이 원하는 루이스 판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등 세계적인 명장 대부분이 해당한다. 이름만 얘기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자원이 사령탑에 오르는 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문제는 이 요건에 맞는 지도자의 경우 몸값이 높아 현실적으로 부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연봉을 감당할 수 있다 해도 현재 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다른 나라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여러모로 맞아 떨어지기 어렵다. 당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대표팀 감독의 경우 알제리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춘 지도자는 운신의 폭이 넓다. 김 위원장이 직접 찾아다니며 물색한다 해도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조건을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독선임위원회에서 선정한 10여명의 후보군 중 조건에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23세 이하 대표팀 리더로 김학범 감독을 선임했던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당시 김 위원장은 새 감독 후보의 프로 리그 성적, 컵대회 성적, 최근의 경기 스타일, 리더십, 책임감, 애국심까지 평가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선임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조건을 100% 충족하는 인물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최종선정된 김학범 감독이나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김병수 강원 전력강화부장, 장외룡 전 충칭 감독 등이 제시한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고 보긴 어려웠다. 김 감독과 최 감독은 우승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직전 팀에서는 모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김 강화부장, 장 감독은 프로 소속 컵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으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선임을 앞두고 김 위원장은 “일정 수준의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며 조건 그 자체가 아니라 전체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월드컵 예선 통과, 대륙컵 우승,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팀을 이끈 경험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해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할 수 있다. 기술위원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학범 감독 선임 때와 비슷하게 갈 듯하다. 100% 만족하는 게 베스트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위원장이나 위원들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선임 작업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명성보다 능력을 보겠다”고 말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의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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