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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마법의 스파이크’ 문승원의 격려, 박종훈 2연승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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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SK 잠수함 박종훈(27)은 지난 6월 29일 LG전을 앞두고 선물 하나를 받았다. 등판시 쓸 스파이크였다.

선수들은 개인 장비에 민감하기 마련이다. 박종훈은 “지금 구단에서 지급하는 스파이크도 좋기는 한데, 2년 전 받았던 스파이크가 내 발에 가장 잘 맞았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당시 받았던 스파이크는 이미 낡아 쓸 수가 없었고, 같은 모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쉬워하던 찰나, 박종훈에게 한줄기 빛(?)이 떠올랐다. 그 스파이크를 가지고 있는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문승원(29)이었다.

문승원도 2년 전 같은 스파이크를 받았는데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박종훈의 아쉬움을 들은 문승원은 흔쾌히 선물로 건넸다. 마침 발 사이즈도 비슷해 박종훈이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박종훈은 그 스파이크와 함께 2연승을 달렸다. 29일 LG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를 선보인 박종훈은 6일 한화전에서는 7⅔이닝 무실점이라는 개인 역사상 최고투로 시즌 9승을 달성했다.

문승원은 후배에게 “꼭 10승을 하라”는 덕담과 함께 마음이 담긴 선물을 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부터 문승원과 친했던 박종훈도 보란 듯이 2경기 연속 호투로 선물을 한 문승원을 기쁘게 했다. 박종훈은 6일 경기 후 “스파이크를 애지중지 잘 보관하고 있다”면서 문승원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했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올 시즌 SK가 2위 경쟁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메릴 켈리의 부진, 그리고 김광현의 정기 휴식에도 불구하고 SK가 선발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이다.

2016년 8승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2승)를 따낸 박종훈은 내친 김에 전반기가 끝나기 전 10승을 노리고 있다. 6일까지 16경기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국내 선수로는 양현종(KIA·3.24), 최원태(넥센·3.73), 이재학(NC·4.18)에 이은 4위이자, 전체 12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연달아 기록하며 이닝소화능력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문승원도 더 나은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16경기(선발 15경기)에서 87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 중이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은 감은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국내선수 전체를 통틀어 6위다. 5이닝 이전 강판도 두 번뿐이다.

이제는 박종훈이 답례를 해야 할 차례. 박종훈은 “아직 답례를 못했다. 뭔가 선물을 줘야 하는데 고민하고 있다. (문)승원이형이 미니언즈를 좋아하니 그쪽으로 생각을 해봐야 겠다”고 싱긋 웃으면서 “보통 선발투수들은 우리 공격 때 덕아웃에 앉아 있는데 승원이형은 항상 서 있다(웃음). 앞으로는 타자들이 더 많은 점수를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최고의 덕담을 전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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