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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절박한 여우’ 신태용, 진짜 여우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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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오소리오 감독, 독일 상대로 전략가 면모 보이며 승리 낚아

이론적 깊이에 실험정신도 갖춰…한국 겨냥한 새 전술 경계해야



경향신문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8)은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렸다. 영리하면서 세심한 플레이로 상대의 의표를 찔렀던 그는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과감한 팔색조 전술로 승승장구했다.

그가 진짜 ‘여우’를 만난다. 24일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맞붙을 멕시코 사령탑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57)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지난 17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단단한 수비에 이은 역습을 무기로 1-0 승리를 낚으며 전략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종잡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무섭다. 그는 매 경기 내보내는 선수나 전술이 달라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한국을 맞아서도 독일과는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오소리오는 한국이 꺼낸 전술에 따라 경기 중에도 전술을 바꿀 수 있다”며 경계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이론적 깊이가 탄탄한 게 강점이다. 1987년 온세 칼다스(콜롬비아)에서 부상으로 26살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그는 미국 코네티컷주립대(운동학)와 리버풀 존 무어 대학(사이언스와 풋볼)에서 다양한 이론을 공부했다. ‘레크레이셔니스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색적인 훈련 방법을 동원할 만큼 실험정신도 강하다.

오소리오 감독은 배움을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존 무어 대학에 재학 중일 때는 리버풀의 멜우드 훈련장 인근 집을 빌려 제라르 울리에 리버풀 감독의 훈련 방식을 창문 너머로 배웠다. 2001년 맨체스터 시티 코치직을 맡았을 때는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종종 방문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감독도 그의 스승 중 한 명이다.

2015년 멕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오소리오 감독은 2016년 남미축구선수권대회 8강에서 칠레에 0-7로 참패하면서 경질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월드컵 시작 전까지도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오소리오 감독은 개막전에서 멕시코 축구 사상 처음으로 독일을 무너뜨리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멕시코 미드필더 미겔 라윤(30·세비야)은 “오소리오는 항상 다른 길을 생각해내는 천재”라며 “한국전에서도 최고의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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