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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47억원 US오픈의 사나이' 켑카 "한계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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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힘든 상황 많았지만 그 자체도 즐겨"

11번홀 보기 후 "더블보기하지 않아 버디 같은 느낌"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 믿어지지 않아"

대회 2년 연속 우승으로 상금만 47억원 '잭팟'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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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나는 시험을 즐기고 한계에 도전하는 걸 즐긴다. 때로는 정신적으로 무너질 정도로 쉽지 않은 코스였지만, 그 자체도 즐겼다.”

29년 만에 US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의 백투백(Back to Back) 우승을 달성한 브룩스 켑카(미국)의 우승 비결은 피하지 않고 즐기는 긍정마인드였다.

켑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2·7440야드)에서 열린 제118회 US오픈에서 4일 합계 1오버파 281타로 정상에 섰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신고했던 켑카는 정확히 1년 만에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우승 또한 같은 무대에서 달성했다. 인내의 한계 그리고 극한의 시험 무대로 통하는 US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건 1989년 커티스 스트레인지(미국) 이후 무려 29년 만의 일이다.

켑카의 2년 연속 우승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이다. 타이거 우즈의 귀환 그리고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한 더스틴 존슨과 저스틴 토머스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두 출전한 무대에서 그는 주목받지 못했다.

개막과 함께 시네콕 힐스는 스타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무대가 됐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켈슨, 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로리 매킬로이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첫날부터 오버파를 쏟아내며 좌절을 맛봤다. 켑카는 4일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첫날 5오버파를 적어냈을 때만 해도 타이틀 방어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치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에서 다시 2타를 잃었다. 코스는 더 거칠어졌고, 시속 30km에 가까운 강풍까지 몰아친 탓에 켑카도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날 그는 다시 평정심을 찾았다. 2타를 줄이면서 29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켑카에게도 숱한 시련과 한계를 시험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때마다 켑카는 자신을 다스렸다.

켑카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11번홀(파3)을 승부처로 손꼽으며 긍정마인드가 경기에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솔직하게 밝혔다. 켑카는 10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달렸다. 우승에 점점 가까워지던 그는 이 홀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 뒤로 넘어갔고, 두 번째 샷은 다시 그린을 지나쳐 벙커로 빠졌다. 긴박한 우승 경쟁 속에서 더 크게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켑카는 침착했다. 3타째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고, 약 4m 거리의 보기 퍼트를 성공시켰다. 켑카는 “한 타를 잃었지만 더블보기까지 각오했던 상황에서 나온 보기였기에 마치 버디를 한 것 같았다”며 “이런 퍼트가 잘 들어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수에 화를 내거나 실망했더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인내하고 한계를 이겨낸 긍정의 보상은 컸다.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216만 달러(약 23억8000만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동안 US오픈에서만 432만 달러(약 47억원)의 상금을 챙기며 ‘US오픈의 사나이’가 됐다.

켑카는 자신의 우승을 실감하지 못했다. 그는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며 “솔직히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어 “행복하고 매우 특별한 순간이 됐다”고 감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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