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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더이상 노 크라이' 브리검, 마침내 불운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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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넥센 선발투수 브리검이 13일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의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 1회초 역투하고 있다. 한화는 휠러는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2018.06.13.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마침내 불운의 아이콘 타이틀을 벗어났다. 넥센 제이크 브리검이 간만에 득점 지원을 든든하게 받으며 승리를 거뒀다.

브리검은 13일 고척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을 챙겼다. 1회 1실점하긴 했지만 이후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최고구속 150㎞의 직구와 149㎞의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다가도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완급을 조절했다. 특히 변화구 제구는 완벽에 가까웠고 최근 한화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강경학과 이성열도 브리검의 변화구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방망이를 헛돌렸다.

사실 브리검은 올시즌 리그 최고의 불운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잘 던지고도 유독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기록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브리검은 13경기 선발 등판해 2승5패 방어율 3.66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9번이나 기록하고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3.66의 득점 지원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이상하게도 브리검이 나오는 날 상대 투수들에게 타자들이 약했다”라며 “이겨내야하지 않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는 불운의 기운은 엄습했다. 넥센 타선은 한화 제이슨 휠러를 상대로 5회까지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휠러는 넥센전 2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뒀고 방어율도 0.73으로 매우 낮았다. 넥센을 상대로 강했던 휠러의 ‘넥센 킬러’ 본능이 또 한 번 되풀이 되는 분위기였다. 1, 2회 모두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를 내지 못했고 3, 4회는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5회에도 선두타자 고종욱이 출루했지만 도루에 실패하며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6회 마침내 넥센 타선이 브리검의 호투에 응답했다. 1사 1, 2루 찬스에서 박병호가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한화는 투수를 이태양으로 교체했고 넥센 타선은 기다렸다는 듯 3점을 더 뽑아내며 4-1로 역전에 성공했다. 간만에 4점 이상을 지원 받은 브리검은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7회초 마운드에 올라 더 정교한 슬라이더 제구로 제라드 호잉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송광민과 백창수도 각각 뜬공과 땅볼로 처리하며 제 임무를 다했다.

그간 승리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린 경기도 3번이나 됐지만 이날 만큼은 뒤이어 올라온 불펜 투수들이 브리검의 승리를 지켜줬다. 마침내 불운의 아이콘을 떨쳐버린 브리검은 경기 후 가장 먼저 관중석에 있는 딸을 찾았다. 딸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눈 브리검은 “오늘 모든 구종이 다 마음먹은대로 들어갔다. 커브, 슬라이더, 투심 모두 상대 타자 밸런스에 혼란을 줬다. 팀에 좋은 타자들이 많다. 앞으로 선발로 던질 기회는 많기에 언젠가 득점 지원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간의 불운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 개인적 승리도 좋지만 앞으로 팀이 다시 한번 포스트 시즌에 갈 수 있도록 선발 투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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