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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키는 작아도 장타 펑펑…이다연 우승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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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다연(오른쪽)이 우승을 확정하자 동료들이 축하 물세례를 하기 위해 달려 나오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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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최종일. KLPGA 투어 3년 차 이다연(21·메디힐)은 16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생애 두 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17번홀에서 세 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데다 3m 거리에서 3퍼트를 해 더블보기를 범했다. 결국 1타 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이다연은 "파퍼트를 자신 있게 치자고 생각했는데 긴장했는지 세게 쳤다. 만약 2퍼트로 보기를 하고 연장전을 갔다면 좋긴 했겠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플레이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많이 배웠다. 잘 플레이했다고 생각하고 좋은 경험을 했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면 퍼팅을 똑같이 실수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웃음으로도 마음속에 자리 잡은 지독한 아쉬움은 덜어낼 수 없었다. 독기가 생겼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나간 이다연은 불과 3주 만에 아쉬움을 환호로 뒤바꾸는 데 성공했다.

27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 마운틴 레이크 코스(파72·644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일 3라운드. 이다연은 공동 2위 그룹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하며 시즌 첫 우승 기회를 다시 잡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쓴 약을 먹은 듯 이다연은 침착했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단 한 번의 위기 없이 5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에 골인했다.

이다연은 지난해 10월 초 팬텀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데 이어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고지를 밟았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6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4위로 올랐고 대상포인트도 5위로 오르며 KLPGA 강자로 우뚝 섰다.

1·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낸 이다연은 이날도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어 후반 10번홀과 13번홀에서 1타씩 더 줄인 뒤 15번홀에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고 우승까지 직행했다.

이다연은 "역전패 이후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려고 했다"고 말한 뒤 "긴장하기보다는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내가 목표한 타수만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니 긴장이 빨리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다연의 '시즌 첫 우승'에는 정교한 장타가 한몫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KLPGA 투어 장타 6위를 달렸던 이다연은 157㎝의 비교적 작은 키에도 드라이버로 270야드를 너끈히 날린다.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를 둔 덕에 어릴 때부터 기초체력을 다졌고 달래치기보다는 장타를 위한 스윙을 처음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이다연의 변화는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해 이다연은 252.09야드로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16위에 올랐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68.19%로 104위, 그린 적중률은 75.35%로 1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확 달라졌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59.66야드로 늘어나며 5위를 달리고 있고 여기에 페어웨이 적중률도 79.11%로 11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이언샷도 살아났다. 이다연의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79.86%로 3위. 당연히 평균 타수도 70.24타로 당당하게 4위에 자리 잡았고 9개 대회에서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 다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이다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력적으로 보완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언샷은 콘택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많이 연습했다"고 밝혔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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