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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어게인TV]'나의아저씨' 어른들도 성장하는 웰메이드 드라마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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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tvN '나의아저씨' 제공


[헤럴드POP=고정현 기자]웰메이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최종회가 방영됐다.

17일 방송된 tvN '나의아저씨'에서는 끝내 편안함에 이른 이지안(이지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른들도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안의 삶은 늘 불투명했다. 마치 자신이 벽을 쌓고 손을 내밀지 않는 것 처럼. 늘 나쁜 어른들로부터 방어하는 것을 먼저 배운 지안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했다. 뜻하지 않게 도준영(김영민 분)과 손을 잡게 됐지만, 그 뿐이었다. 박동훈(이선균 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된 이후 그를 감싸기 바빴다. 자신이 위험해질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그렇게 지안은 처음으로 나 혹은 가족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았다. 그렇게 성장했다.

도준영은 이지안이 박동훈을 좋아해서 모든 일을 꾸민 것이라며 끝까지 변명했다. 그 또한 지안에게 나쁜 어른이나 다름없었다. 거짓의 탈을 쓴 도준영은 하늘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끝까지 자기 무덤을 파고들었다. "박동훈 좋아하지? 그래서 그런거지?"라며 비아냥 대는 도준영에게 이지안은 싸늘하게 답했다.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게 뭔지는 아나?"고. 매번 치사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던 도준영은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이를 막론하고 지안에게 준영은 무늬만 어른인 사람일 뿐이었다.

머지않아 봉애(손숙 분)가 세상을 떠났고, 지안은 세상에 하나뿐이었던 '나의 어른'을 떠나보내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제 지안은 홀로 설 수 있었다. 따뜻한 어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주검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납골당에 안치시킬 때 까지 후계동 사람들은 지안과 함께했다. 동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안의 곁을 지켰고, 상훈은 떠나는 할머니의 길을 지켰다. 특히 상훈은 봉애가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삼형제가 명품 가방을 메고 여행을 떠나자."며 그 동안 궁상맞게 모았던 돈의 목표를 밝히곤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 돈을 봉애에게 모두 썼다. 단촐한 장례식장 복도를 보며 마음이 아팠던 그는 복도를 꽉 채울만큼 근조화환을 주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장례식장을 방문한 조문객들은 모두 입을 모아 "할머니께서 복이 많으셨던 분이시네."라고 말했고, 뿌듯함을 느낀 상훈은 "내 인생에 기똥찬 순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또 한 번 성장했다.

지안 또한 성장했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며 사람들의 온정을 느낀 그녀는 "저도 고마워요. 저에게도 기똥찬 순간이었어요. 진짜루요."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고, 할머니와 '꼭 행복해지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녀는 힘차게 앞으로 달려갔다.

지안에게 "착한아이였다."는 광일(장기용 분)은 끝내 지안의 편에 섰다. 아빠의 죽음을 원통해하며 칼을 갈았던 광일이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지안의 목소리를 들은 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그는 여전히 착한놈이었다. 보관하고 있던 도준영의 녹음 파일을 모두 박동훈에게 넘겼고,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후 지안은 동훈에게 밥과 술을 사달라고 연락했고, 그 자리에서 "부산으로 가게 됐다. 회장님 아시는 분의 사업장이다."며 한동안 못 볼 것을 예고했다. 이어 그녀는 "딴 사람으로도 살아보고 싶어요."라며 새출발을 언급했다. 이에 박동훈은 "너 나 살리려고 이 동네 왔었나보다. 다 죽어가는 나 살려놓은 거야."라며 고마움을 전했고, 지안 역시 "난 아저씨 만나고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라며 그간의 기억을 되짚었다.

그렇게 떨어져 각자의 인생에 몰입하며 살던 동훈과 지안은 봄바람이 불던 어느날 서울에서 재회했다. "얼마전 본사로 옮겼다."는 지안이 들른 한 카페에서 동훈의 목소리를 찾아낸 것. 이어 동훈은 지안과 악수를 나눴고, '고마워'라는 짧은 한 마디로 지안을 반겼다. 다시 만난 지안은 활기차 보이는 여러명의 친구들과 함께였다. 동훈은 안심했고, 이어 마음속으로 되물었다. '편안함(安)에 이르렀냐고(至)'

3월 21일부터 꾸준하게 달려온 tvN '나의아저씨'는 5월 17일을 끝으로 종영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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