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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인터뷰②]솔리드 "추억보단 음악으로 돌아오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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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다시 뭉친 솔리드 정재윤, 김조한, 이준. 제공|솔리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이번 솔리드 앨범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20년 전에도 ‘시대를 앞서간 음악’이라는 평을 받았던 솔리드의 음악은 이번에도 ‘역시나’다. 컴백 후 들었던 여러 이야기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은 “음악이 여전히 새롭다”는 의견이다.

“요즘 90년대 가수들이 많이 컴백했는데, 옛날에 히트했던 노래를 부르고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들이 다시 나왔을 때 너무 즐거웠던 건 사실이지만, 우리 팬들에게 21년 만에 그렇게 인사하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어요. 솔리드는 다른 무엇보다도 음악으로 승부한다는 게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오로지 음악으로 인사하고 싶었죠.”(김조한)

3년 전, MBC ‘무한도전-토토가1’ 특집에서 솔리드 재결합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바. 이제야 털어놓는 얘기지만 그 또한 추억팔이라는 ‘이슈’보다 ‘음악’으로 돌아오고 싶었던 진정성 때문이었다.

“솔리드 하면 20년 전 솔리드가 먼저 떠오르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리드라는 그룹이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이 들면 실력이 줄어드는 가수도 있지만 솔리드는 절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좋은 와인은 숙성(된 와인)이잖아요. 우리도 뭐랄까, 빈티지처럼, 각자 계속 (음악을) 배우려 노력했어요. 뻔한 90년대 음악 들고 나올 줄 알았는데, 새로운 음악을 갖고 나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들어 기분이 너무 좋아요.”(김조한)

90년대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들이지만 당대 이들의 음악이 파격이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시대를 너무 앞서가 ‘덜’ 성공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음악을 들려준 이들은 어떻게 그런 음악을 선보이게 됐을까.

“1집은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2집은 1집 때 한국에서 생활하고 하면서 만들었는데, 나름대로는 맞춰간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우리 자체가 좀 특이했던 것 같아요.”(정재윤)

그렇다고 남들과 애써 차별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노력한 건 아니다. 그저 그들이 좋아한 음악과 문화를 거리낌 없이 표현한, 당당한 청년들이었던 것일 뿐이다.

“R&B 못 하는 친구에게 R&B를 하라고 한다거나 힙합 못 하는 친구에게 힙합 하라고 하면 그건 정말 힘든 일일 거예요. 저는 R&B, 흑인음악을 너무 사랑해요. 시키면 바로 나오죠. 그 때 당시엔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장르였지만 우린 그냥 좋아해서 한 거였어요. 이준의 랩이나 디제잉도 누가 가르쳐서도, 어디서 배워서 한 게 아닌, 좋아서 한 거였고요.”(김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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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 멤버들은 이제 엄마가 된 소녀 팬들에게 뭉클함을 느꼈단다. 제공|솔리드


최근 진행한 팬미팅은 솔리드를 제대로 ‘해동’ 시켜준 이벤트였다. 교복을 입고 ‘오빠’를 연호했던 소녀팬들이 어느덧 아이 엄마가 돼 아이 손을 잡고 온 모습은 “뭉클한 느낌”으로 다가왔단다. 이들은 “아이 키우며 힘든 일들이 많은데 우리의 컴백 소식을 듣고 힘이 난다, 힐링이 된다고 하셔서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팬들의 열띤 호응에 일찌감치 매진된 컴백 콘서트도 1회 추가했다. 18일부터 3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을 앞둔 이들은 “공연은 1996년에 마지막으로 했다. 과거에는 히트곡만 불렀는데, 이제는 어떤 노래가 좋은지 주위에 물어보고 있다. 새로운 곳, 추억이 있는 곳 모두 보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직 DJ 이준의 턴테이블디제잉도 보여줄 것이라 귀띔하기도.

단발성 프로젝트로 뭉친 게 아닌 만큼, 앞으로도 솔리드는 ‘현재 진행형’ 그룹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언제까지 이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20년 전이면 소속사 눈치도 봐야 하고 6개월 정도 녹음실에서 살아야 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지금은 각자 녹음실에서 곡 작업 하고 결과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 훨씬 편해졌죠. 좋은 아이디어와 상황이 따라준다면 계속 활동할 생각입니다. 해외 공연도 계획 중이에요.”

인터뷰 말미, ‘이것만큼은 솔리드의 멋이다’라는 질문에 “(이준의)지팡이?”라고 너스레 떨면서도 여느 때보다 단단하고 확고한, 지극히 ‘솔리드(solid)’다운 답을 내놨다.

“음악이죠. 음악으로 제일 먼저 인사 드리고 싶었어요.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음악은 절대 대충 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우리만의 진리라고 얘기하고 싶네요.”(김조한)

“음악이 우리의 메인 직업인데 그걸 못 하면… (웃음) 나머지는 플러스 알파고, 제일 중요한 건 음악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2018년에 새롭다는 말을 들은 것이 너무 뿌듯해요. 아직도 새롭다는 말을 들으니, 나름대로 성공적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여러 가지 장를르 시도할 수 있는 그룹이 되면 좋겠습니다.”(정재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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