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웹툰·영화·책 등 잇단 조명
둘째 출산 직전 "셋째는 언제" 물어
'B급며느리' ‘며느라기’ 신조어도
고부갈등 넘어 남녀평등에 무게
2018 키워드로 떠오른 며느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3개월 차 새댁 민지영. [사진 MBC] |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만삭의 임산부 박세미 등 며느리의 고충이 드러난다. [사진 MBC] |
올해 초 극장가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 [에스와이코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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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며느라기’의 명대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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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며느라기’의 명대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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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등장한 민지영의 남편인 쇼호스트 김형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때는 내가 무슨 말을 잘못했는지 몰랐다. 남편과 아들로서 중간 매개체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나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출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아내 박세미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개그맨 김재욱에게 방송 직후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이는 특정 사람이 아닌 구조의 문제”라며 온라인 등에 토론이 이어지는 모양새도 긍정적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다양한 콘텐트에서 며느리라는 단어가 천편일률적으로 묘사되지 않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유형이 등장할 때마다 대중이 이를 바라보고 인지하는 시각도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생활형 페미니즘은 2016년 11월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70만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한층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전업주부였던 김영주씨가 이혼 선언 이후 변화상을 담은 『며느리 사표』, 기자 출신 최윤아씨가 퇴사 후 돈 벌지 않고 살아본 경험을 쓴 『남편은 내가 집에서 논다고 말했다』등 자기고백적 에세이 출간이 이어지며 더욱 다양한 층위의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며느리 사표』의 작가 김영주(53)씨는 “지금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있지만 우리 때는 며느리로서 고충을 함께 나눌 공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며 “그것이 답안이 될 순 없지만 거기서 힌트를 얻은 여성이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사회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아들이 “나도 나중에 결혼할 때 ‘며느리 사표’부터 쓰게 할 거야”라고 하는 바람에 반가우면서도 멍했다고 고백했다. 언젠가 자신도 며느리 입장이 아닌 시어머니 입장이 된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시작돼 한국으로 이어진 ‘미투’ 운동이나 대중문화에서 확산되고 있는 페미니즘 열풍의 근본적인 이유는 같다. 변화하고 있는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따라 그에 맞는 이해방식과 체제가 재정립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나 1인가구 증가 등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생활 속 학습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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