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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또 무실점 실패…전북 국가대표 수비수들, 고민 안고 유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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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FC서울 안델손이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3라운드에서 전북 수비진 김민재와 이용을 뚫고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번에도 무실점은 없었다.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전북은 3월 A매치를 앞두고 무려 7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김신욱과 이재성을 비롯해 김민재, 홍정호, 이용, 최철순, 김진수 등 수비수 5명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19일 유럽으로 출국한다. 문제는 최근 전북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치른 4경기에서 11실점을 기록 중이다. 울산과의 K리그1 개막전서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골을 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전북 수비수들로 국가대표 라인업을 채우는 게 최선이냐는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마저 “걱정스럽다”라고 우려를 표했을 정도다. 18일 K리그1 3라운드에서 서울을 2-1로 이겼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했다. “자존심이 있으면 무실점하지 않겠나”던 최강희 전북 감독의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서울전에서는 모처럼 수비가 안정을 찾았다. 서울 공격수들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실점 장면도 인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김성준의 프리킥이 워낙 구석으로 향해 골키퍼 송범근이 막기 어려웠다. 김민재와 홍정호, 두 센터백은 동료들이 공격에 집중하는 사이 궂은 일을 담당하며 안정적으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김민재는 후반 4분 이재성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골까지 넣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앞선 3경기에 비해 수비 조직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최 감독도 “앞선 3경기에 비해 안정적이었다. 서울에 많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불안감이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실점에 선수들마저 당황했다. 김민재는 승리한 와중에도 “또 무실점을 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홍정호도 “계속해서 우리 수비 라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와서 이번에는 꼭 무실점을 하고 싶었는데 많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계속되는 실점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비수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전북은 공격적인 팀이다. 누굴 만나도 공격에 무게를 둔다. 수비 라인을 올려세우는 운영을 한다. 연패를 당한 지난 2경기에서는 모두 투톱을 활용했다.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빠지는 전술이라 수비수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홍정호는 “오늘도 민재와 내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머물렀다. 우리 뒷공간은 비어 있었다.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전북이라는 팀의 스타일이 그렇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북과 달리 대표팀은 ‘닥공’을 펼칠 여유가 없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철저한 약자다. 마음껏 공격할 수 없다. 촘촘하게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빠른 템포로 시도하는 역습이 무기다. 지난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이 패턴으로 재미를 봤다. 전북 수비 라인이 대표팀에서 달라질 여지가 남아 있다.

신 감독이 전북 수비수들을 대거 호출한 배경은 명확하다. 개인 기량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팀 상황과 별개로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국 공은 신 감독에게 넘어간다. 전북 수비수들을 재료 삼아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어야 한다. 수비수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 공격수들까지 수비에 가담한다. 약팀일수록 필드 플레이어 10명의 짜임새 있는 수비가 필요하다. 전북도 측면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 여부에 따라 수비의 안정감이 달라진다. 서울전에서는 로페즈, 이승기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도움을 줬다. 최 감독이 칭찬한 부분이기도 하다. 홍정호는 “대표팀에 가면 전북과는 또 다를 것이다. 선수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마 신 감독님도 우리가 전북에서 하던 것과 다른 것들을 주문하실 텐데 거기에 맞춰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 변수도 있다. 전북은 골키퍼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송범근을 비롯해 홍정남, 황병근 등 세 명의 골키퍼 모두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골키퍼는 단순히 슛을 막는 자리가 아니다. 수비 라인을 조정하고 이끌어야 한다. 전북은 이 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최 감독도 최근 실점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골키퍼 문제를 꼽았다. 대표팀 상황은 다르다. 신태용호에는 K리그 최고의 골키퍼인 조현우(대구)와 J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승규(감바오사카)가 버티고 있다. 노련한 골키퍼와 전북 수비수들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 확인해야 할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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