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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첫방②] '위대한 유혹자', 오글vs패기 그 사이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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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지혜 기자] MBC 새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가 첫 방송된 가운데, 청춘남녀 주인공 4인방이 얽히는 과정이 오글거림과 패기 사이를 오가며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지난 12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에서는 팜므파탈 권시현(우도환 분)과 철벽녀 은태희(조이 분)가 운명의 장난으로 얽히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권시현과 최수지(문가영 분), 이세주(김민재 분)는 부유층의 악동 3인방이다. 최수지는 자신에게 사랑의 상처를 안겨준 이기영(이재균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첫사랑인 은태희를 빼앗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 못된 계획에 권시현이 참여하면서 권시현과 은태희가 만나게 되는 것.

은태희는 검정고시를 통과해 서울대학교를 들어가게 되는 똑 부러진 억척녀다. 그런 은태희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절망한 권시현과 우스꽝스러운 첫 만남을 가지면서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사랑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모았다. 특히 마지막 순간, 사랑과 우정을 오가던 권시현과 최수지가 남매가 될 위기에 놓이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첫 회에서는 악동3인방과 은태희의 현재 상황, 그리고 그 네 명이 얽히게 되는 과정을 천천히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걱정 없이 자랐을 줄만 알았던 권시현과 최수지가 각자의 집안 때문에 아픔을 겪고 있다는 사연도 등장했다. 악동 3인방의 끈끈한 관계도 충분히 그려지면서 최수지 때문에 뒤죽박죽 되어버리는 이들의 운명이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게 됐다.

앞으로의 전개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이었던 첫 회는 오글거림과 패기 그 사이를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악동 3인방이 유흥을 즐기는 모습이나 느끼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장면은 인터넷 소설을 보는 듯한 오글거림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막 20대가 된 은태희와 그의 친구 고경주(정하담 분)가 당당하게 민증을 내밀고 술을 마시는 장면은 패기가 느껴지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전형적인 청춘물을 표방하는 ‘위대한 유혹자’는 주인공인 우도환, 조이 등의 주요 팬층을 이루는 1020세대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만한 매력 포인트를 갖췄다. ‘위대한 유혹자’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오글거림 또한 청춘물의 어법을 충실히 따른 결과로 보인다. 스무 살만의 패기와 오글거림, 들뜸과 혼란스러움을 전체적인 분위기로 잘 살려낸 점은 호평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이는 미니시리즈의 시청률 면으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리모콘 파워의 실세인 중장년층도 흡수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첫 회만 놓고 보면 30대 이상의 시청층을 쌓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위대한 유혹자’의 출발부터 우려를 샀던 부분.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위대한 유혹자’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매무새도 ‘위대한 유혹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첫 회에서는 주인공 4인방의 현 상황을 그려내는 프롤로그 격이라고는 하나, 스토리가 뚝뚝 끊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스무 살의 제멋대로이고 싶은 위태롭고 강렬한 분위기를 드라마의 시그니처 컬러로 가져가려는 계산은 알겠으나, 이 위태로운 분위기 때문에 극의 흐름마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다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네 사람이 본격적으로 얽히면서 흩어진 이야기를 한 덩어리로 빠르게 뭉친다면 지금의 산만함과 위태로움은 어느 정도 가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부족한 점은 있으나, 아직까지는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이다. 과연 ‘위대한 유혹자’가 자신에게 놓인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며 시청자를 좀 더 유혹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모인다. / yjh0304@osen.co.kr

[사진] ‘위대한 유혹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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