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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림픽] 린지 본·두쿠르스·로흐…평창서 웃지 못한 '황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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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미국 린지 본이 지난 22일 오후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복합 회전 경기에서 완주하지 못한채 결승선을 통과한 후 동료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8.2.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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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스1) 권혁준 기자 = 평창 올림픽을 찾은 '황제'들 중 웃고 돌아가는 이는 많지 않았다. 평창은 옛 황제의 씁쓸한 뒷모습과 새로운 강자의 탄생의 포효가 교차한 현장이었다.

지난 9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을 벌인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어느덧 폐막을 앞두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각 종목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나와 기량을 겨룬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각 종목에서 정점을 찍은 톱스타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이 대표적이다. 본은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활강 종목 금메달을 따냈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은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 밝히면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본은 마지막 올림픽에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그는 슈퍼 대회전에서 6위, 활강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알파인스키 여자 복합에서는 활강 부문 1위에 올랐지만, 회전 경기에서 넘어져 실격을 당하고 말았다.

반면 본의 뒤를 이어 스키 종목의 새로운 '여제' 후보로 꼽히는 미카엘라 시프린(미국)은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본과 함께 출전한 복합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기대처럼 다관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귀여운 외모와 출중한 실력 등으로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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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 /뉴스1 DB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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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또 다시 '올림픽 징크스'에 울었다. 그는 2009-10시즌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무려 8시즌 연속 월드컵 랭킹 1위를 고수했고, 세계선수권 우승도 5회, 유럽선수권 정상을 9차례나 차지하는 등 이견이 없는 스켈레톤 최강자였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는 2010 밴쿠버 대회와 2014 소치 대회에서 잇달아 은메달에 그쳤다.

그리고 사실상 전성기에 맞는 마지막 올림픽인 평창 대회에서도 불운은 계속됐다. 그는 3차레이스까지 2위를 달렸지만 마지막 4차레이스에서 실수를 범한 탓에 4위로 밀려 '빈손'에 그쳤다.

그 사이 홈 트랙의 이점을 앞세운 윤성빈이 새로운 '황제' 타이틀을 가져갔다. 2017-18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며 이미 두쿠르스의 자리를 위협한 윤성빈은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전 세계 팬들 앞에서 새로운 황제로 공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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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로흐(독일)가 지난 11일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루지 남자 1인승 최종 레이스에서 부진, 3연패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AFP=News1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독일) 역시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렸다. 그리고 3차 대회까지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면서 대업을 이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4차레이스에서 누구도 예상못한 변수가 생겼다. 로흐는 4차레이스에서 앞선 세 번의 레이스보다 무려 0.5초가 늦어진 부진한 기록을 냈고, 종합 순위에서 순식간에 5위까지 떨어졌다.

로흐의 충격적인 실수에 힘입어 2위를 달리던 데이비드 글라이셔(오스트리아)가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패를 노리던 이상화 역시 고다이라 나오(일본)와의 맞대결에서 간발의 차로 밀리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수확했던 이상화는 은메달을 딴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현역생활을 좀 더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혀 올림픽 무대 재도전의 여지는 남겨놓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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