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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무비뷰] '리틀 포레스트' MSG 없는 음악과 자연이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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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아침 기상 후 황급히 출근을 준비하고, 정신없는 직장일이 끝나면 노곤한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침대에 누워 두 다리를 뻗고 피곤함을 회복할 새도 없이 다음 날이 시작된다. 많은 현대인들의 일상이다. 바탕에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뭔가를 잘 해내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란 불안감이 자리한다. 하지만 그러한 '경쟁적' '자기계발적' 삶은 너무나 단편적이다. 금방 무기력해지고 권태로워지기 십상이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여유 없음으로 인해 우리가 우리 주변을 스치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놓치거나 버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끔 해준다. 음식과 자연을 통해서다.

먼저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이 주는 위안과 즐거움을 보여준다. 영화에는 시루떡, 수제비, 배추전, 떡볶이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음식이 등장한다. 영화는 익숙한 음식을 새롭게 발견하게끔 한다. 음식은 단순히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다. 직장 문제로 속상할 때 열 받은 속을 달래줄 매운 음식, 엄마와의 추억이 녹아 있는 요리 등을 통해 음식의 의미를 보여준다.

'리틀 포레스트'가 주는 두 번째 위안은 자연이다. 영화의 배경은 슈퍼에 가려면 읍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 미송리의 한 마을. '리틀 포레스트'는 작은 싹들이 언 땅을 뚫고 올라올 때 대지의 장엄한 느낌, 계절의 변화와 함께 탐스러운 과일 달리는 풍요로움을 시각적으로 느끼게끔 한다. 말린 감이 가을을 거쳐 겨울에 말랑말랑 해지며 완연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영화 속에서 혜원은 미송리에서 사계절이 지나가는 동안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내며 여유와 따뜻함을 찾는다.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또한 일본 영화로 지난 2014년, 2015년 1,2부로 나뉘어 나온 적 있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버전보다 훨씬 한국적인 정서를 담았다. 음식 선정은 물론, 한국 청년들의 고민 등을 현실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담았다. 또한 세 친구들인 혜원(김태리),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의 에피소드와 투닥거림을 통해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일본 버전보다 쫄깃해졌다. 러닝타임 103분.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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