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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투운동에 미 민주당 선거판 애물단지 된 빌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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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선거철마다 미국 민주당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71)이 금년 중간선거에선 '기피대상 1호'로 전락한 모양새다.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15일(현지시간)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 운동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금년 선거판에 얼굴을 내밀기 어렵게 됐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선거 출마자 그 누구도 (성추문 전력이 있는) 클린턴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열린 2016 선거 때까지만 해도 미 전역의 민주계 정치인들이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타 뛰기에 바쁘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유세에 활용하려 애썼지만, 2018 중간선거판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민주당 인사들은 클린턴이 금년 중간선거에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미투운동으로 인해 민주당 최고급 유세 대리인이 선거판에서 사실상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대통령 재임기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당시 22세)와의 성추문과 관련, 탄핵 위기까지 갔었고 아칸소주 검찰총장 시절 성폭행 자행 의혹을 받는 등 미투운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 연방하원 진보 코커스(CPC) 부의장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52·워싱턴·민주)은 "클린턴의 선거판 등장으로 민주당원들을 당혹스럽게 할 여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클린턴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회선거위원회(DCCC) 의장 벤 레이 루한 하원의원(45·뉴멕시코)은 "클린턴을 금년 선거전에 투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국의 각 후보들이 각기 다른 후원군을 원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폴리티코는 "대다수 민주계 정치인들과 선거전략가들이 사적으로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클린턴의 방문은 물론 후보자에 대한 언급조차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리뷴은 "미투운동은 민주·공화 양당 정치인들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무기"라며 "특히 주도권을 손에 쥔 민주당으로서는 감추고 싶은 과거를 굳이 상기시켜 '위선자들'로 불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성추행 고발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한) 미투운동의 리더,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51·뉴욕·민주)도 한때는 클린턴에 대한 찬사를 불렀었다"며 여성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은 한때 클린턴의 성추문을 '사생활'로 옹호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연방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 구도를 금년 중간선거를 통해 바꿔보겠다는 각오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름값 높은 후원군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이 접전 지역 유세에 지원군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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