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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N스타]"주연 아니어도 OK" 정경호의 슬기로운 배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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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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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가장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캐릭터가 아니어도 좋다는 자세. 정경호가 보여준 연기에 대한 진심.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정경호의 '슬기로운' 연기생활이 인상적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연출 신원호)이 18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제작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다. 제작진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동시에 '낯선'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이를 기우로 만들며 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교도소 안의 다양한 캐릭터들이다. 인물들이 칙칙한 교도소의 색깔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입체적이며 독립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며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깊은 내공의 연기력은 이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스타 캐스팅만이 성공의 절대 법칙은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간을 거슬러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공개되기 전으로 돌아가보자. 박해수, 김성철, 박호산, 이규형, 최무성 등의 배우들이 공개될 때 시청자들은 갸우뚱했다. 그중 가장 낯익은 이름은 바로 정경호. 정경호와 박해수의 드라마처럼 인식되기 쉬웠고, 이것은 곧 배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요소였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기존의 다른 드라마처럼 주연 4인방 등의 인물공식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걸 알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모른 상태에서 드라마를 접한다. 드라마가 베일을 벗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정경호라는 이름에 실린 무게가 분산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스포트라이트 역시 다른 배우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수순.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배우들이 고려하는 요소였다. 분량과 임팩트. 그리고 '주연'이라는 타이틀.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신원호PD가 캐스팅 비화를 밝힌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박해수를 주인공으로 결정해놓으니 박해수보다 유명한 배우가 주조연으로 들어오기 쉽지 않게 됐다는 것.

그러나 그동안 늘 '1번' 주연을 맡아오던 정경호는, 순서를 신경쓰지 않았다. 오로지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들과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 하나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신원호 PD를 감동하게 한 정경호의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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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tvN 제공


신원호 PD는 정경호와의 만남 후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적극적으로 캐스팅하지 못 했다. 10년을 주인공을 한 배우에게 작은 역할을 주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

신원호 PD는 "그런데 정경호가 '자꾸 자기 떨어진 거냐'고 연락을 하더라. 정경호라는 배우가 쌓은 경력이 있는데 이런 비중의 역할을 줘도 되는 걸까 고민했는데 정경호가 '나는 그런 것은 정말 상관없다. 이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정경호는 교도관 이준호가 됐다.

정경호의 담백하면서도 안정감있는 연기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때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이었다가, 재소자들을 대할 때 사무적이고 싸늘한 눈빛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감빵생활'이 강조하는 인물의 다양한 면을 보게 만드는 의도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김제혁과의 우정이나 김제희(임화영 분)와의 사랑 등 감정연기를 표현하는 것도 탁월하다.

정경호는 '감빵생활'과 이준호라는 인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또 한 번 필모그래피에 자랑할 만한 한 줄을 추가했다. 홀로 빛나는 것이 아닌, 작품을 빛나게 만드는 정경호의 슬기로운 연기생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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