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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평창 동계올림픽 G-25]한반도 평화 가져올 단일팀…문체부 “선수 불이익 최소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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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과 다른 조건

당시 탁구·축구팀 2~4개월 훈련…현재 여자 아이스하키 시간 촉박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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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구상 중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순항할까. 평창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정부의 계획과 해당 스포츠계의 반발,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정서가 뒤엉켜 있다.

남북 스포츠 교류사에서 단일팀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4~5월), 그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6월)뿐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단일팀 구성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번번이 틀어지곤 했다.

1991년 두 차례 단일팀 성사 당시와 2018 평창 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 과정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탁구, 축구 단일팀은 1991년 2월12일 합의됐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직후 남북 통일축구로 조성된 화해 분위기가 이듬해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지금은 경색된 남북한 간 막 대화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정부와 체육회는 우선 스포츠 교류를 통해 분위기를 만들고 향후 군사 분야 등으로 논의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단일팀을 바라고 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지막 날 최룡해, 황병서 등 북측 고위 인사들이 찾아온 대화 기회를 무산시킨 전례를 반복하지 않고 평창 올림픽을 한반도 정세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촉박하다. 1991년 남북 단일팀 합의는 본선까지 탁구는 2개월, 축구는 4개월을 앞두고 이뤄졌다. 현정화, 리분희 등 남북 탁구 선수들은 한 달 가까이 일본에서 훈련하며 손발을 맞춘 뒤 세계선수권에서 덩야핑의 중국을 무너뜨리고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남자 대표도 4강에 올랐다.

축구는 아시아 예선에서 우승·준우승을 차지한 남북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호흡을 맞췄다. 본선에서는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8강에 오르는 결실을 맺었다. 두 단일팀이 전훈 기간 중 빚어낸 화합의 메시지도 남북의 동질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번엔 그럴 만한 여유가 적다. 신속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북한 선수 5~8명이 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훈련할 시간이 부족해 이전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로지 올림픽만을 위해 땀 흘려온 우리 선수들의 희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여론도 적지 않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이기흥 대한올림픽위원장은 우리 선수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개·폐회식 남북한 동시입장 논의와 북한 응원단 및 예술단 파견과 추후 대화 약속 등으로 평창을 평화의 무대로 바꾸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이뤄야 할 숙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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