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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E★기획: 아이돌의 명암②] '적자생존+약육강식' 경쟁에 내몰린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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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돌 그룹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요즘. 음악 방송 무대 한 번 오르지 못하고 해체를 맞이하는 그룹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아이돌 그룹의 ‘생로병사’에는 언제나 ‘경쟁’이라는 단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아이돌은 엄청난 압박감을 함께 떠안는다.

최근 샤이니 종현의 사망 이후 아이돌 산업과 시스템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故 종현의 죽음을 다루며 “한국 연예계는 높은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며 “영화 ‘헝거게임’을 닮은 노동환경에서 모든 동료가 경쟁자고 강한 자만 살아 남는다”고 보도했다. 약육강식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인기 스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한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메인 페이지에 종현의 죽음이 담긴 사진과 기사를 게재하며 “빛나는 스타가 관대하지 못한 K팝 산업 한가운데 죽다”라고 비판했다.

외신들의 지적처럼 ‘관대하지 못한 K팝 산업 한가운데 놓인 스타’는 어느 한 사람만이 아니다. 故 종현의 비보가 전해진 직후 에이핑크 정은지는 JTBC ‘언터처블’ 기자회견 자리에서 “종현 선배와 가까운 사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더 무서운 건 유서가 공개됐을 때 주변 동료나 친구들이 그 내용에 많이 공감을 하더라는 점이다. 우울이라는 감정과 그 감정이 스스로를 갉아먹는 기분이라는 것을 공감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굉장히 무서웠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013년 발표한 정규 3집 앨범의 수록곡 ‘우울시계’로 故 종현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아이유역시 지난 10일 개최된 ‘제 32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직후 “왜 그분이 그렇게 힘들고 괴로웠는지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아서 아직까지 많이 슬프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故 종현을 언급했다. 아이유 역시 아티스트로서 살아가는 외로움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또 아이유는 “다들 일이 바쁘고, 1년의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하는 사람들이라서 그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보내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안타깝고 슬프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우는 자연스러운 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며 “아티스트는 모두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을 하지만, 사람으로서 스스로 먼저 돌보고 다독였으면 좋겠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병들고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동료 아티스트들과 팬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다행스럽게도 종현의 죽음 이후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회사의 수익 증대를 위해 그들의 재능이 상업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데뷔를 향한 간절함과 음악을 향한 진정성만큼은 상처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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