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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김성태, 제천시민이 ‘소방관 증원’ 묻자 “특정 정당 지지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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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시민들 항의에 “증원 반대한 적 없다” 반박했지만

자유한국당, 지난해 추경 논의 때 ‘포퓰리즘’ 주장

시민들 “특정 정당 지지자 아니라 제천 시민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충북 제천 화재현장을 찾았다가 제천 시민과 설전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소방관 증원’ 문제를 묻는 제천 시민에게 “(소방관 증원은) 정상적으로 됐다. 반대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 시민은 이어 “지난 9년 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재난을 대비해 뭘 했나. 무엇을 얼마나 잘해놨기에 지금 이렇게 와 가지고 (말하냐)”라고 따졌고, 김 원내대표는 “지금의 문제를 지적하라”고 맞섰다. 시민이 거듭 재난 대비와 관련한 지적을 이어가자 김 원내대표는 해당 시민을 “특정 정당 지지자”라고 몰아세웠다. 결국 현장에서 제지를 당한 이 시민은 “특정 정당(지지자가) 아니라 제천 시민이다”라고 항의했다.

김 원내대표의 ‘남 탓’은 이날도 계속됐다. 그는 이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당국의 허둥대는 초동대처 미비와 우왕좌왕하는 현장대응 미숙으로 화가 커져 버린 후진적 참사가 초래됐지만 아직까지 그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재난안전 대처능력 미숙이 초래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책임있는 정권 관계자가 제천 시민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제대로 된 수습과 반성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정작 자유한국당은 부족한 소방관 인력과 장비를 충원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데 앞장서와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추가경정 예산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3당은 경찰관·소방관·사회복지사 등 공무원 1만2000명 증원을 위한 예산을 두고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소방·경찰·복지 공무원 인력 충원을 두고 “포퓰리즘 추경”이라며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고 ‘일회성 알바 추경’으로 공공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철밥통 증원’, ‘혈세 낭비’라는 비난도 나왔다. 추경안은 천신만고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애초 정부안보다 경찰관·재난안전요원 증원 규모가 4500명에서 2575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소방관과 사회복지공무원 등 지방직 공무원 7500명 증원은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아침 햇발] 소방관의 눈물이 포퓰리즘이라니)

김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달 25일 오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언제까지 화재현장에서는 소방장비와 인력 부족을 이야기할 건가. 고귀한 인명부터 구하는 헌신과 희생을 두고 소방장비와 인력 부족을 이야기하는지”라며 구조적 문제를 제천 참사의 원인으로 꼽는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도리어 “그동안 119에 적극적 예산지원과 인력 뒷받침만 했지 이 사람들에 대해서 따끔하고 냉철한 지적은 없었다”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이번 사항에 대해 국민들에게 냉철하게 실태를 알려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참사는) 100% 인재”라고도 주장했다. (▶관련 기사 : 김성태 “헌신·희생 두고 언제까지 소방장비·인력 부족만…”)

김 원내대표와 제천시민의 설전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자신들이 세월호 조사며 막은 건 생각도 안하고 뻔뻔하다”(@mk0***), “문재인 정부가 소방공무원 늘리자고 할 때는 뭐 했나. 국회에 계류 중인 소방법이나 얼른 찬성해줘 일하는데 불편없게나 해줘라”(@ds*****), “후안무치의 극을 보여준다. 김성태 자신은 제천시민과 아픔을 함께 하겠노라고 했다. 이에 시민이 항의하자 특정정당 지지자라며 깔아뭉갰다”(@bin*****), “제천 참사의 가장 큰 책임자는 바로 소방관 증원 반대한 야당이다.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다”(@vec*******), “김성태는 유가족 말씀 들으러 간 것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내를 전하려고 찾아간 것”(@51***)이라며 비판했다.

박다해 정유경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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