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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휠체어농구 제주 전승 우승 이끈 김호용 플레잉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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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5살 최고참…선수·코치 1인2역 담당

“일본 격파·소속팀 우승·전승 우승 모두 이뤄”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은 후배들에게 양보하고파”



한겨레

제주 플레잉코치 김호용(오른쪽)이 16일 오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7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서울시청 김철수의 수비를 피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휠체어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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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한 14전 전승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잘 따라준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16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국휠체어농구연맹(KWBL) 챔피언결정전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끈 플레잉코치 김호용(45)은 영광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이날 서울시청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40분을 풀타임으로 뛰며 13점을 넣으며 팀의 63-48 승리를 이끌었다. 또 플레잉코치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등 1인2역을 담당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12전 전승과 함께 14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그는 3살 때 왼쪽 다리에 소아마비 장애가 생겼다. 그가 휠체어농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4살 때인 1995년이다. 취업을 위해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을 찾았고, 그 곳에서 소개해 준 수원 무궁화전자를 방문하면서다. 그는 “저는 휠체어를 타본 적이 없는데, ‘그런 저도 휠체어농구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손을 보자고 하더군요.” 유난히 손이 큰 그는 곧바로 휠체어농구단에 들어갔고, 새로운 매력에 흠뻑 빠졌다. 원래 운동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는 휠체어농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입문 2년 만인 1997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하루에 슈팅 500개씩 던졌고, 너무 재미있어서 동료들에게 날마다 경기를 하자고 졸라대곤 했다”고 회고했다.

무궁화전자에서 지금의 아내도 만난 그는 “우승하고 싶어서” 제주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김동현, 송창헌, 황우성 등 국가대표 후배들과 함께 ‘막강 제주’를 일궜다. 여기에 수비가 좋은 장애등급 1.0인 전경민까지 짱짱한 베스트5가 짜여졌다. 휠체어농구는 선수마다 1.0~4.5까지 장애등급이 있고, 숫자가 낮을수록 중증장애인이다. 또 5명의 장애등급을 합쳐 14포인트 이하여야 한다.

현재 농구형 휠체어를 만드는 ‘휠라인’의 홍보팀장인 그는 경기도 오산 집에서 경기도 광주 집까지 출퇴근하며 오전엔 일하고, 오후에는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호용이 휠체어농구를 하면서 가졌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일본을 이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소속팀의 우승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때 일본을 이겼고, 김호용의 소속팀 제주는 리그 3년 연속 우승과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이젠 모든 것을 달성했다”는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훌륭한 후배들이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도자로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울게 많다”며 겸손해 했다. 이어 “휠체어농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제주/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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