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Y리뷰] 현실과 상상력 사이.. '강철비'가 이끈 남북한의 미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6·25 전쟁이 단순히 남한과 북한의 싸움이었을까.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력으로 해방하지 못했던 한반도는 반으로 쪼개졌고, 이념 이데올로기로 인한 대리전쟁의 터를 내주었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은 휴전 상태로 67년을 보냈다. 남한은 북한의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는 핵 도발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67년이라는 긴 시간은 '세계 유일의' 분단 상황마저 무뎌지게 만들었다.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 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는 여기서 시작한다. "남한이 북한과 북한 핵을 회피해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양우석 감독은 영화를 통해 남북의 정치구조, 국제 정세 등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치명상을 입었고, 이를 발견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가 그를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북한은 남한에 선전포고를 하고, 이에 한반도는 핵전쟁 위기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는 엄철우가 남한에 와 있다는 정보를 입수, 그와 함께 핵전쟁 위기를 막기 위해 한 배에 올라탄다.



◆ 대한민국 최초 핵전쟁 시나리오.. 어떤 담론 이끌어낼까

영화 제목인 '강철비'의 영어 제목인 STEEL RAIN은 실제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 로켓 단두의 별칭이다. 살상 반경이 매우 큰 무기로 영화 속에서 이 무기로 인해 무고한 이들이 잔혹한 죽음을 맞이한다. 극은 '만약에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다면?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온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시작한다. 이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예언했었던 영국 유명 예언가 크레이그 해밀튼 파커가 실제 언급한 2017-2018 '북한 쿠데타'설과 시기상 일치하는 내용이다.

남한과 북한 두 철우의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자체보다는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에 의해 더 고통 받는다"는 대사는 극을 관통한다. 데뷔작인 영화 '변호인'(2013)으로 10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고, "국가란 국민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양 감독은 이번에도 묵직하고 진중하게, 또 명확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핵전쟁 위기를 현실적으로 그리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미국의 핵 선제공격 논의, 남한의 계엄령 선포, 육해공을 넘나드는 핵 전쟁 위기는 이것이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여기에 미국, 중국, 일본 등 국제정세와 함께 현직 대통령과 아직 임기를 시작하지 않은 당선된 대통령 설정을 더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남한과 북한은 공존할 수 있을까? 북한의 도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한도 핵을 소유해야 하는 걸까? 등 영화는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낸다. 다만 양 감독이 제시한 결말은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음과 동시에 마치 '판타지처럼' 보여 이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 정우성X곽도원, 두 철우가 빚어낸 웃음과 감동의 '버디무비'

메시지가 무겁지만 이를 이끌어가는 배우 정우성과 곽도원은 그야말로 '환상의 호흡'으로 강약조절을 한다. 곽도원이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열창하는 장면과 이를 쳐다보는 정우성의 모습 그리고 각자 한쪽 팔에 수갑을 채우고 국수를 '흡입'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적재적소의 코믹요소로 관객들이 쉬어갈 곳을 마련했다. 목표를 위해 함께 하는 두 사람이 투닥거리면서도 남다른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1973년생 동갑내기인 정우성과 곽도원의 합이 그만큼 좋았다.

정우성은 철저하게 준비한 평양 사투리와 격렬한 액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잘생김'보다 극 중 인물인 엄철우의 혼란과 우직함, 순수함 등을 엿볼 수 있기에 반갑다. 곽도원은 신념 있는 엘리트이자 능글맞은 중년의 면모를 통해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의 타이틀에 신뢰를 안긴다. 북한 암살요원으로 등장하는 조우진은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뇌리에 남는 활약을 펼쳤다. 북한 1호와 함께 피신한 엄철우 일행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그와 정우성이 만든 액션은 극의 백미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NEW]

▶동영상 뉴스 모아보기
▶YTN과 친구가 되어주세요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