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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양현종으로 시작, 양현종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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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양현종 득표율 90.5%로 투수 부문 '황금 장갑' 품어

올 각종 트로피 12개 독차지

'3루수' 최정, 최다 득표

KIA 수상자 5명 배출

"이렇게 옷을 화려하게 입었는데 상 못 받으면 창피했을 뻔했습니다(웃음)."

말 그대로 완벽한 한 해의 마무리였다. 13일 오후,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마지막 '투수 부문'에서 호명된 KIA 양현종(29)은 활짝 웃는 얼굴로 무대에 섰다. 유효투표 357표 중 323표(득표율 90.5%)의 압도적 지지로 받은 골든글러브였다. 회색 슈트에 반짝이는 은색 나비넥타이를 맨 양현종의 옷차림은 참석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두 손엔 프로 11시즌 만에 처음 거머쥔 '황금 장갑' 트로피가 들려 있었다.

조선일보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골든포토상’을 받은 양현종이 모니터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 장면. 골든포토상은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가 그라운드에서 가장 멋진 포즈를 보여준 선수에게 준다. 올해는 양현종이 한국시리즈 5차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와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는 사진이 선정됐다. /최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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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이날 수상으로 올해 각종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모두 12개의 상을 받아 들었다. 다승왕(20승)은 물론이고 정규리그·한국시리즈 MVP와 최동원상 등 시즌을 마치고 열린 시상식에서 사실상 '전관왕'을 달성한 셈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유니폼보다 정장 입은 날이 많았다고 한다. 양현종은 이날 한국시리즈 우승 후 두 팔을 들어 포효하는 사진으로 골든포토상도 수확했다.

양현종은 수상 소감 마지막에 "하늘에 있는 내 친구 두환이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했다. 2007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다가 2012년 사망한 이두환을 언급한 것이다. 양현종은 이두환, 김광현(SK) 등 이른바 '88둥이' 동갑내기들과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우승을 일궜다. 최고의 순간에 먼저 떠난 친구를 떠올린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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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성고 출신인 양현종은 고향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KIA가 우승하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다. 양현종은 시즌 후 동료와 댄스 학원까지 다니며 안무 연습을 했다. 지난 1일 그는 팬 페스트 행사에서 여장하고 선미의 '가시나'에 맞춰 춤을 췄다.

양현종은 2018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과 1년 계약(총액 22억5000만원)을 맺은 그는 최근 "내년에도 내가 있을 곳은 KIA"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올해 안에 계약 발표를 할 것 같다.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산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자(10회)인 이승엽(41)은 황금 장갑을 들지 못했다.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엽은 박용택(LG·184표)에 이어 둘째로 많은 득표(79표)를 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는 선수 신분으로 참석한 마지막 시상식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후배들을 축하했다. KBO는 이날 이승엽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3루수 부문 수상자인 SK 최정(30)은 올해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 선수(357표 중 326표)가 됐다. 올 시즌 6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대호(롯데·1루수)도 황금 장갑을 손에 들었다. KIA는 양현종을 포함해 김선빈(유격수)과 안치홍(2루수)·최형우·버나디나(이상 외야수) 등 5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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