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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②] '고백부부' 장나라 "결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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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라원문화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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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가 연기로 대중을 만족시키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베테랑 연기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연기를 잘할수록 그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 그래서 작품 속 배우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발산할 때 시청자들은 더 열광한다.

최근 KBS 2TV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에서 마진주를 연기한 장나라가 바로 이런 경우다. 그는 육아에 찌든 38세 주부부터 '38세 영혼'을 가진 20세 대학생까지 다소 복잡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독박 육아에 찌든 38세 마진주에게선 삶의 고단함이 묻어났고, 첫사랑을 마주한 20세 마진주에게선 예상치 못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과거에서 돌아가신 엄마와 마주한 마진주는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

마음을 울리는 감정 연기와 설레는 로맨틱 코미디를 오가며 제대로 된 '단짠' 연기를 보여준 장나라에게 시청자들의 칭찬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덕분에 장나라에겐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누군가는 '고백부부'를 인생드라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나라에게도 '고백부부'는 소중한 작품이다. 그 역시 마진주와 함께 울고 웃었던 덕. 드라마에 푹 빠져 연기를 했기에 종영하고 나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덮인 것처럼 헛헛한 감정이 들었다고. 아직 마진주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는 장나라를 21일 뉴스1이 만났다.

(인터뷰 ①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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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백부부'에서 마진주가 정신없이 육아를 하는 장면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아이를 안고 화장실에 가는 장면도 그렇고.

"감독님이 자녀가 어려서 그런지 현실적인 코드를 많이 가져다 썼다. 나는 감독님을 믿고 연기를 했다. 육아 연기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정말 수고스럽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들이 많이 힘들지 않나. 주변에서 많이 이해해주고 같이 힘이 돼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이가 있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밥을 먹는데, 친구가 아이가 울까 봐 노심초사하더라. 진짜 어려운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Q. 아이 엄마의 마음을 알기 위해 주변인들에게 물어본 것이 있나.

"엄마랑 이야기를 하면서 힌트를 얻었던 것 같다. 마진주 캐릭터 자체가 아이 엄마가 된 후 육아에 지치고 남편한테 여성으로 보이지 못하는 게 겹쳐서 삶에 낙이 없지 않았나. 이런 것들을 우리 엄마에게서 느꼈다. 나도 못된 딸이었던 게 서른 살 전까지는 가부장적인 마인드가 있었다. 엄마는 집에 있는 사람, 나는 바깥일을 하는 사람 이렇게 구분 지었다. 엄마는 엄마지 여성일 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엄마도 여성이라는 걸 서른이 넘어서 깨달았다. 그 감정이 드라마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또 결혼을 한 동갑내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Q. 촬영장에 아이가 있으면 힘들다고 한다. 서진이와 연기하는 건 어땠나.

"초반에는 조금 힘들었다. 마음이 안 좋았던 게 아기의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이 드라마 내용이랑 반대로 가는 거다.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야 했다. 또 토하는 장면이 있어서 요구르트를 묻혔는데 아이도 짜증이 나지 않나. 초반에 그런 장면을 찍으니까 촬영 다음날 나를 째려보더라. 아이한테 너무 죄스러웠다. 근데 서진이가 정말 착하다. 나중에는 먹을 것도 나눠주고 '엄마'라고 하면서 뽀뽀도 해주고. 너무 예쁘게 잘해줘서 고마웠다."

Q. 본인이 결혼을 해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들진 않나.

"나는 결혼을 꺼려했던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못 하고 있는 거다. 그것 또한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해서 시집가서 애 낳고 엄마가 되고 이런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하느님이 보내주시면 가는 거고 아니면 못 간다는 생각이다."

Q. 배우 김미경과의 애틋한 '모녀 연기' 역시 화제였다. 이 에피소드를 보고 눈물을 흘린 시청자들도 많았는데.

"선생님과 호흡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서로 연기가 돼서 오히려 연기를 안 하기가 더 어려웠다. 마지막에 진주가 엄마랑 헤어지기 전에 술 한 잔 마시고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노래를 부르는데 서로 안 우는 게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마음이 이상했다."

Q. 마지막회에서 엄마가 진주에게 미래로 돌아가라고 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진주였으면 과거로 돌아가 그 일을 안 겪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말이 다 맞는데 (이별이) 두 번 겪을 일은 아닌 것 같다."

Q. 실제 본인이라면 과거와 현재 중에 어디에 남았을까.

"내가 미혼이니까. 미혼인 나는 당연히 (과거에 남아) 엄마를 봤을 거다. 아들이 있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돌아와서 아들을 봐야 했겠지.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했었는데, 나는 (과거에 남아) 엄마가 돌아가시는 걸 다시 보고 싶진 않다. 두 번씩 이별할 자신이 없다. 그런 판타지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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