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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월드컵 좌절… 충격의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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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과 PO 2차전 0-0 무승부 / 전적 1무1패로 본선 진출 실패 / ‘전설’ 부폰, 마지막 꿈 무산에 눈물 / ‘자격 논란’ 벤투라 감독 사임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 1934년과 1938년 2회 연속 이탈리아에 월드컵 우승을 안긴 영웅 주세페 메아차의 이름을 딴 경기장의 시계가 90분을 넘어섰다. 그러자 경기장 반대편에서 이탈리아의 공격을 지켜보던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이 상대 골문 앞으로 달려왔다. 자신이 공격에 가담해서라도 득점을 얻어보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공세는 실패했고 그대로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19살 때인 1997년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뒤 이탈리아 골문을 20년간 지킨 ‘전설’은 끝내 그라운드에서 통한의 눈물을 뿌렸다. 월드컵 터줏대감이자 4회 우승국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60년 만에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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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수들이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탈락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주저 앉거나 드러누워 허탈해하고 있다. 밀라노=AP연합뉴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이날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 2차전 합계 전적 1무 1패로 스웨덴에 러시아행 티켓을 내줬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1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도 멈춰 섰다.

지난 11일 1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이탈리아는 경기 전반전에서 스웨덴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그러나 전반 점유율 75%에도 유효슈팅은 단 두 번뿐일 정도로 공격은 비효율적이었다. 후반전도 양상은 비슷했다. 이탈리아는 견고하게 수비벽을 쌓은 스웨덴에 고전했고 알레산드로 플로렌치(26·AS로마), 스테판 엘 샤라위(25·AS로마), 마르코 파롤로(32·라치오) 등의 결정적 기회가 이어졌지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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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안루이지 부폰(오른쪽)이 14일 예선탈락이 확정되자 팀 동료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밀라노=A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충격적 탈락은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우선 팀을 이끌던 잔 피에로 벤투라 감독이 사임을 발표했다. 벤투라는 이렇다 할 경력이 없음에도 2016년 여름 안토니오 콘테 현 첼시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이탈리아 축구협회장 인맥으로 발탁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예선 기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선발, 소극적 전술 등을 펼치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탈리아를 이끌어온 전설적 선수들도 속속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시즌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부폰은 축구 인생 마지막을 러시아월드컵 무대에서 장식하려고 했으나 그 꿈이 물거품이 됐다. 부폰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나 자신에게가 아니라 이탈리아 축구 전체에 안타깝다”고 월드컵 탈락에 미안함을 내비쳤다. ‘전설’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가 씁쓸한 마무리로 끝난 셈이다.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책임졌던 수비형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 로시(34·AS로마),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3), 안드레아 바르찰리(36·이상 유벤투스)도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고 밝혔다. 데 로시는 벤투라 감독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자신을 교체 투입하려 하자 “나 대신 공격수를 투입해야 한다”고 소리지르며 감독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데 로시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은 새 출발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이탈리아 대표팀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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